지난 6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대섬 앞바다에서 해양유물전시관 발굴팀이 청자를 인양하고 있다. <충청투데이> 제공.
태안 대섬 바다서 최상급 233점 건져올려
12~13세기 제작 추정…“국보급 나올수도”
12~13세기 제작 추정…“국보급 나올수도”
충남 태안군 근흥면 대섬 일대 바다에 지난 5일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이름이 뚜렷한 새 부표가 떠올랐다. 이 부표는 ‘유물 집중분포지’를 뜻하는 것이다. 이날 해양유물전시관 수중발굴팀은 4시간여동안 물속 지형조사를 하면서 입 넓은 대접과 작은 접시, 잔 등 최상급 고려청자 233점을 건져 올렸다.
“비취색에 그리거나 새긴 당초문, 모란꽃, 앵무새, 구름 무늬가 선명한 최상급 청자들입니다.”
문환석 과장은 “이 청자들은 전라도 청자 도요지에서 만들어 배에 실어 운반하다 침몰해 수장된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 청자가 널려있어 얼마나 인양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충남 서산·태안 일대에서 사용되는 은어인 ‘개밥그릇’이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개밥그릇’은 청자가 잘 알려지기 전에 어민들이 그물에 걸려나온 청자를 개밥그릇으로 썼다는 데에서 유래한 말로, 이후에는 도굴했다 잡히면 어려운 처지에 놓인다는 뜻으로 쓰였다.
대섬 일대 바다가 청자의 보물창고로 알려진 것은 지난 5월말 주꾸미 잡이에 나섰던 김아무개(58·어민)씨가 주꾸미 빨판에 매달려 올라온 청자를 당국에 신고하면서 부터다.
신고를 받은 해양유물전시관은 수중발굴선 ‘씨뮤즈’호와 전문잠수사, 학예사들로 팀을 꾸려 5월 4~11일 1차 발굴에서 원형이 80% 이상 보전돼 있는 완형 청자 500여점을 인양했다.
해양유물전시관은 인양된 청자의 형태 등으로 미뤄 12~13세기 전남 강진이나 전북 부안 청자도요지에서 고려 수도인 개성 일대 귀족층을 위한 생활 도자기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학계 전문가들에게 감정을 의뢰했다.
전시관 쪽 관계자는 “모란연꽃무늬매병(국보 254호) 등 우리나라 국보·보물급 청자 대부분이 전남 강진군 대구면에서 생산됐고 9개 마을 188곳에서 9~14세기까지 청자를 만들었다”며 “이번에 인양된 청자는 가장 활발하게 청자가 생산되던 시기의 것이어서 국보급 유물이 발굴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에는 보령 외연도 앞바다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던 장아무개(39)씨가 나무배 파편과 청자 대접 등 4점을 발견해 신고했다. 해양유물전시관 성낙준 관장은 “청자 접시나 호는 강진과 부안 것이 비슷해 특징적인 유물이 나와야 정확한 산지를 알 수 있다”며 “18일부터 26일까지 흩어져 있는 청자 유물에 대한 2차 발굴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한편, 지난 9일에는 보령 외연도 앞바다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던 장아무개(39)씨가 나무배 파편과 청자 대접 등 4점을 발견해 신고했다. 해양유물전시관 성낙준 관장은 “청자 접시나 호는 강진과 부안 것이 비슷해 특징적인 유물이 나와야 정확한 산지를 알 수 있다”며 “18일부터 26일까지 흩어져 있는 청자 유물에 대한 2차 발굴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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