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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한강의 미래 네 멋대로 상상해라

등록 2007-08-06 21:05

서울건축 워크숍
서울건축 워크숍
“지하철역을 항구로” “시청 등 공공기관 옮기자”

서울건축 워크숍 아이디어 만발
대학생들 자전거 답사 열정
‘디자인해야 한다’ 강박 비판도

“한강 옆 지하철역을 항구로 만들자”, “차라리 수상비행기를 띄워 한강을 공항으로 만드는 게 어때”

서울건축학교 여름워크숍 ‘오래된 물길, 새로운 풍경, 서울’에 모인 대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국내외 150명의 대학생과 69명의 건축가,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22개 스튜디오를 구성해 너비 1㎞가 넘는 한강의 미래를 구상하기 위해 모였다.

스튜디오 ‘공공의 도시를 향하여’의 이장환 건축가는 서울의 공공기관을 모두 한강으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한강은 서구의 강과 달리 크고, 운송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서울 고밀화의 대안으로 한강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언뜻 보면 개발시대의 한강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시청 등을 옮겨 밀집된 도심을 열린 광장으로 바꾸고, 한강을 공공의 영역으로 배치하는 겁니다.” 그는 단순히 조경으로만 접근하는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플랜을 비판했다. “청계천처럼 정치에 의해서 물리적인 여건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가 새로운 비전을 내고 정책 결정에 참여해야 합니다.”

토론도 격렬하게 진행됐다. ‘Sustainability? Huh?’스튜디오의 제프리교수(콜럼비아 대학)는 한강 르네상스 플랜이 한강은 육지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며 주거공간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한강을 5개 자치구로 나누어 한강고수부지 뿐만 아니라 한강 위의 공간도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기용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참가자들이 한강을 뭔가 디자인해야 한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교수는 “쓰지 않는다고, 거주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며 한강의 미래와 가치를 볼 것을 주문했다.

이 밖에도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단지 계획’스튜디오는 한강 주변 아파트를 재개발 할 때 폐쇄적인 주상복합단지가 되지 않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단지 안으로 통하는 녹지를 만들어 시민들이 장애물이었던 아파트와 강뚝을 넘어 자유롭게 한강으로 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또, ‘Link 한강’스튜디오는 다리에서 내려오는 접근로는 유용하지 않으니 도로 아래 통행로인 ‘토끼굴’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주민들이 모르는 ‘토끼굴’을 알리기 위해 풍선도 띄우고 토끼도 키우자는 제안이 나올 때는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번 워크샵에 자원한 학생들은 직접 한강을 자전거로 답사하는 등 일주일간 합숙을 하였다. ‘24/7 Ports’스튜디오에 참가한 김효진(홍익대 대학원 건축학·27)씨는 “한강변에 있는 14개역을 답사하는게 힘들었지만, 한강을 일상으로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7년에 만들어진 서울건축학교는 매해 국내 한 장소를 선정해 그 곳의 문화와 여러 문제를 조사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여름워크숍을 10년째 열어왔다. 지난 달 28일부터 시작한 이번 ‘서울’ 워크숍의 결과물은 이달 18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역 옛역사에서 전시된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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