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어 농약투입…도로확장 과정 존폐논란도
도로 확장 공사로 이전과 제거를 두고 환경단체와 자치단체 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제주대 들머리에 있는 수령 130여년짜리 소나무가 결국 말라죽었다.
제주시는 7일 제주대 들머리 4거리 한복판에 있는 높이 20m, 둘레 30~40㎝인 소나무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투입한 농약 성분 때문에 고사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 소나무가 지난 3월 초부터 가지가 누렇게 시들어가는 현상을 보이자 제주시에서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해 11~12월 소나무 밑동에 3개의 구멍을 뚫어 농약을 투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소나무는 2005년부터 도로 확장 공사를 벌이면서 도로를 직선화하기 위해서는 없애야 한다는 의견과 수령이 130여년이 넘고 제주대 들머리에 있는 상징성을 고려해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다.
이와 관련해 시는 지난해 11월 소나무를 그대로 두고 서쪽 방향으로 신호등이 있는 4거리 교차로를 만들기로 확정한 바 있다. 시는 농약 투입 사실이 밝혀지자 소나무에 영양제를 주사하고, 비료를 뿌리는 등 살리려고 애를 쓰는 한편, 범인을 잡기 위해 현상금을 내걸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김창조 공원녹지과장은 “9차례 소나무에 영양제를 주사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지난 6월 소나무 가지 3개 가운데 2개가 고사했고, 나머지도 고사했다”며 “나무를 베어낼 계획이지만 대체 나무를 심거나 도로로 활용하는 방안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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