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전 유천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이들이 점심 급식을 받고 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저소득 대상 아동 외 보호자 없는 아이들 몰려
구청 예산부족…급식 횟수 줄여 ‘하루 한끼만’
구청 예산부족…급식 횟수 줄여 ‘하루 한끼만’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 대전 서구 ‘사랑의 터’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난 수경(11)이는 이 곳에서 주는 저녁 1끼로 하루 끼니를 때운다. 중구 유천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근호(13)는 평일에는 2끼, 주말·휴일에는 1끼를 먹는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서구청은 지난달부터 급식 횟수를 2끼에서 1끼로, 중구청은 주말·휴일 2끼에서 1끼로 각각 줄였기 때문이다. 대전시의 애초 급식 대상은 저소득층 자녀 등 5826명. 시는 1인 2끼, 1끼 3천원을 기준으로 12억393만원(구비 포함)의 예산을 확보하고 지역아동센터와 사회복지관 100여 곳에 급식을 맡겼다. 예산이 바닥난 것은 방학 때 돌볼 이가 없는 결손가정 및 맞벌이 부부 자녀 등 급식대상 외 어린이들이 급식시설을 찾아와 끼니를 해결하면서 급식 인원이 30% 이상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4일 유천지역아동센터는 점심과 저녁때 각각 35명씩 70명에게 급식했다. 이 센터의 급식 인원은 끼당 29명이다. 양두환 유천센터장은 “대상 외 아이들 대부분은 조부모나 홀어머니, 홀아버지와 사는 데 낮 시간에는 보호자들이 일을 나가 아이들을 돌볼 이가 없다”며 “하루종일 굶는 게 뻔한데 찾아온 아이들에게 급식 대상이 아니라고 돌려 보낼 수는 없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서구청 담당자는 “초과 인원에 대해 계속 급식을 하면 연말에는 급식을 중단해야 할 처지로 부족 예산은 3억여원에 달한다”며 “구청 급식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1끼 급식을 결정하고 시에 추가 예산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박종민 대전시 아동보육담당은 “대상 외 어린이들까지 포함하면 1만여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급식받는 것으로 추정되며, 올 초보다 급식시설이 18곳 늘어나 예산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며 “추경에 급식비 3억7천만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 이찬현 사무처장은 “예산을 늘려 방학 중 급식 대상을 확대하고 아동센터 등에서 급식을 원하는 대상 외 어린이들에게는 학교 급식비 수준의 밥 값을 받는 방안 등 현실에 맞는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대전 5개 구청 별 급식 인원은 △서구 2078명(3억2140만원) △중구 1509명(3억9726만원) △동구 786명(1억7250만원) △대덕구 769명(1억8080만원) △유성구 684명(1억3640만원) 이다. 송인걸 기자, 김수정 인턴기자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4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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