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정뜨르비행장(제주국제공항) 일대에 대한 4·3 희생자 유해 발굴 개토제가 21일 오전 제주시 용담동 어영공원에서 열려 제주도 관계자와 유족들이 첫삽을 뜨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내년 6월까지 활주로 주변 대상…500~700명 암매장 추정
제주4·3 당시 최대의 학살터로 알려진 옛 정뜨르비행장(제주국제공항)내 암매장 추정지역의 유해발굴작업이 21일 개토제를 시작으로 이뤄진다.
제주4·3연구소와 제주대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시 용담동 어영공원에서 제주4·3유족회 주관으로 ‘제주4·3희생자 유해발굴을 위한 개토제’를 올린 뒤 본격적으로 유해발굴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에 유해발굴 작업을 하는 지역인 제주국제공항은 4·3 당시 최대의 학살터로 알려졌으나, 공항시설이라는 이유로 일반인들의 접근이 금지돼온 곳이다.
■ 누가 얼마나 어떻게 학살됐나 = 제주국제공항은 1949년 제2차 군법회의 사형수 249명과 1950년 8월 한국전쟁 발발 직후 예비검속자들을 집단학살한 뒤 매장한 장소로 정확한 인원은 알 수 없다. 이들은 당시 형식적인 재판, 또는 재판을 받지 않은 채 희생된 주민들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각종 자료 및 증언, 일부 유족들이 사건 뒤 주검을 수습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500~700여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현장을 직접 목격했고 학살 장소를 정확하게 기억한다는 김의협(71·제주시)씨는 “49년 늦봄께 학살이 이뤄졌다”면서 “3~4분 간격으로 10여명씩 세워놓고 총살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 유해발굴작업 어떻게 이뤄지나 = 제주국제공항 유해발굴 작업은 1차로 예비검속 희생자들이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공항내 남북활주로 북서쪽 지점을 대상으로 내년 6월 초순까지 이뤄진다. 공항은 그동안 확장 및 복토 공사로 인해 4·3 당시 보다 지표가 10~1 정도 높아진 상황이어서 발굴 작업 자체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고학 전문가를 동원한 발굴 작업 뿐 아니라 활주로 함몰을 방지하기 위한 토목공사까지 동시에 진행된다. 유해와 유류품은 학살 현장을 재구성하고 사인을 분석하기 위해 체질인류학과 법의학 전문가가 동원돼 발굴, 수습, 감식작업을 벌이게 된다.
■ 의미는 = 제주국제공항의 유해발굴 작업은 제주 4·3의 실체적 규명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온 상징적인 곳이다. 제주4·3연구소 박찬식 유해발굴팀장은 “4·3 당시 옛 정뜨르비행장의 학살사건은 4·3의 대표적인 사건”이라며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이번 작업의 뜻”이라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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