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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한국간 내딸 행복할 줄 알았는데…제발 유골이라도”

등록 2007-08-30 21:43

지난 4월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베트남 신부 ㄱ씨의 사연을 담은 베트남 유력일간지 <뚜오이쩨> 인터넷판 기사.
지난 4월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베트남 신부 ㄱ씨의 사연을 담은 베트남 유력일간지 <뚜오이쩨> 인터넷판 기사.
아파트 추락사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부모 호소
현지 언론 ‘폭행 의혹’ 보도 뒤 반한감정 들끓어
“딸이 죽었을 때 너무 울어서 지금은 눈물이 말랐습니다. 가난해서 가난을 떨치기 위해 딸이 한국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한국 남자와 결혼하면 우리도 도와주고, 딸도 행복하게 살 줄 알았습니다. 그 다음에 비극이 생겼습니다. … 죽기 전에 딸이 베트남으로 5번이나 전화했지만 전화를 못받았습니다. 우리 딸이 저에게 할 말이 있었을텐데, 그날 비가 많이 오니까 전화 소리를 잘 못들었습니다. 또 전화가 올까봐 전화기 옆에 있었지만 더 이상 딸은 전화가 없었습니다. 투신 상처 때문에 뇌출혈로 병원에 옮겨져 4월30일 세상을 떠났다고 주한 베트남 대사관이 저에게 전화로 소식을 알려줬습니다. 지금까지도 우리 가족은 이 사건의 정보를 정확히 모릅니다. 우리 딸이 왜 죽었는지. 언제 우리 딸의 시신을 받을 수 있는지. 우리집은 너무 가난합니다. 한국 베트남 양국 관련기관의 대책을 기대했는데 3개월이 지났어도 아직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베트남 <뚜오이쩨(Tuoi Tre)>)지 8월 21일자 1면 기사에 실린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ㄱ씨 부모의 말)

지난 4월 대구시 달성군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ㄱ씨의 사건이 베트남의 유력신문에 보도되면서 현지에서 반한감정이 일고 있다고 결혼이주여성인권단체인 주한베트남여성문화센터가 30일 밝혔다. 주한베트남여성문화센터는 ‘한국에서 한 베트남 신부가 죽었다’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다룬 <뚜오이쩨>지 인터넷판을 공개했다.

2006년 9월 결혼해 올 1월 한국에 온 ㄱ씨는 커튼 천을 묶어 9층 아파트에서 밖으로 나가려다 줄이 풀어지는 바람에 스물한살의 꽃다운 나이에 추락사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 남편의 폭행이나 가혹행위는 없어 한국생활에 적응치 못해 집을 나가려다 떨어진 단순 사고사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뚜오이쩨>는 ㄱ씨 아버지 인터뷰를 통해 폭행여부에 의혹을 제기했다. ㄱ씨의 시신은 화장된 채 아직 한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과 최근 천안에서 폭행으로 숨진 또 다른 베트남 신부의 사연이 베트남 언론을 통해 보도돼 현지여론이 들끓자 하 티 키엣 베트남 여성연맹 주석이 지난 28일 김의기 주 베트남 대사를 만나 베트남 신부 문제에 대한 사법공조협정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교훈 주한베트남여성문화센터 사무국장은 “ㄱ씨의 부모가 딸의 유골을 넘겨받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워낙 가난해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ㄱ씨의 남편과 시댁에서 동의하면 문화센터가 대신해 유골을 베트남의 가족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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