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지리산 관통도로’ 생태도로로 거듭날까

등록 2007-09-09 17:51

‘지리산 관통도로’
‘지리산 관통도로’
국립공원공단 ‘차량 통행 제한·셔틀버스 운행’ 검토

연 10만대 차량 통과 생태계 교란
‘죽음의 도로’ 대안 요구 빗발
탐방객 72% ‘천연가스버스’ 찬성
뱀사골 주민들 ‘생계 대책’ 요구

‘지리산 관통도로’
‘지리산 관통도로’
해발 1000m인 지리산 서북능선을 타고넘는 관통도로의 통행 차량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관리당국과 환경단체는 ‘생태 보전’에 무게를 두지만 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은 ‘경제 효과’를 먼저 따지는 등 이견도 적지 않다.

■ 관통도로 사람도, 동물도 위험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의 관통도로는 자연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대형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는 안팎의 비판을 사왔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 생명연대 등은 2003년부터 이 곳의 생태도로화를 요구하는 걷기대회를 열고 토론회를 펼쳐왔다. 이 활동은 관통도로가 동식물의 서식지를 조각내고, 차량의 소음·매연·냄새로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진단에서 비롯됐다.

국회도 2006년 국정감사에서 “도로 정체와 불법 주차로 민원이 잦다”며 “관통도로 주변의 환경을 개선할 대안을 마련하라”고 조언했다.

지난 5월25일에는 수학여행단을 실은 버스가 이 도로에서 굴러떨어져 중학생 5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자 안전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교통사고 직후 구례군의회는 “이 도로에서는 최근 3년 동안 교통사고 11건이 발생해 124명이 숨지거나 다쳤다”며 “야생동물의 죽음도 2005년 112건, 2006년 145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 생태도로 되나? =이런 요구에 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4월 지리산 관통도로의 이용개선 방안을 찾는 용역을 맡겼다. 공단은 연말까지 생태보전, 공원관리, 주민편의, 지역경제 등을 고려한 대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대안에는 △차량통행 제한 △셔틀버스 운행 △케이블카 설치 등이 포함됐다.

공단 쪽은 지방도인 이 곳을 공원진입도로로 바꿔 일반차량의 통행을 제한하는 방안에 관심을 두고 있다. 대신 공원의 들머리인 천은사·뱀사골·고기리 등 세 방향에서 천연가스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는 것이다. 이 대안이 탐방형태를 통과형에서 체류형으로 돌려 소득증대에 도움을 주고, 한해 통과차량 10만대에서 내뿜던 배기가스도 줄일 수 있다는 견해다. 이미 국립공원 안인 설안산·북한산·내장산·향일암 등지에서도 셔틀버스를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만 구례·남원·산청·함양·하동 등지에서 추진중인 케이블카와 모노레일에는 산림훼손과 환경 파괴를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 개발도미노도 우려한다. 이 때문에 1990년대부터 도로 폐쇄 뒤 산동지구~성삼재 2.9㎞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구례군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최종오씨는 “최근 도로 안쪽 주민 195명한테 차량통행을 제한할지 여부를 물었더니 찬성이 45%, 반대가 49%였고, 탐방객 790명한테 셔틀버스를 도입할지 조사했더니 찬성이 72%, 반대가 28%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주민은 반발 =달궁·덕동을 비롯한 뱀사골 지구 8개 마을 주민 250여명은 지난 5일 지리산 관통도로 이용개선 방안을 반대하는 주민대책위를 꾸렸다. 아직 차량통행을 제한하는 방안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예상되는 생활 불편과 소득 감소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달궁마을 주변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해체’와 ‘관통도로 폐쇄 백지화’라고 쓴 현수막도 내걸렸다.

달궁마을 이장 정종귀씨는 “주민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차량 통행을 제한하려면 주민의견을 사전에 들어야 한다”며 “생계대책과 보상방안이 없이 밀어붙이면 집회와 시위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김혜경 지리산 생명연대 사무처장은 “차량통행 제한은 지리산 관통도로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의 첫걸음”이라며 “다만 도로 주변에 사람이 살기 때문에 공감없이 추진하면 성사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 지리산 관통도로는 △전남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 천은사지구~전북 남원시 산내면 내령리 뱀사골지구 24km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 구룡지구~남원시 산내면 덕동리 정령치 삼거리 13km를 합쳐 모두 37km의 세 갈래 산길이다.

익산국토관리청이 1988년 68억원을 들여 지리산권에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려 비좁은 산길을 너비 8m인 2차로로 포장했다. 이 산길은 애초 일제 강점기 목재반출과 한국전쟁 전후 군사작전을 위해 뚫렸다.

이 도로가 개설되면서 지리산 탐방객은 87년 124만명에서 88년 209만명, 89년 267만명으로 해마다 늘어 최근 300여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점인 해발 1100m 성삼재를 찾는 탐방객이 한해 110만명, 통과하는 차량은 한해 45만대로 추산된다. 이 도로 안쪽에는 심원과 달궁을 비롯해 마을 11곳에 146가구 430여명이 살고 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