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주암댐 무리한 방류 탓”
“이번 홍수 피해는 명백하게 인재예요.”
전남 곡성군 석곡면 덕흥리 유순봉(59)씨는 지난 15일 아침 9시께부터 1시간 동안 보성강 물이 마을 천으로 역류하는 것을 보고도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깻잎과 부추를 심어놓은 비닐하우스 2개 동에 순식간에 물이 들어찼기 때문이다. 유씨는 “주암댐에서 한꺼번에 물을 방류해 온풍기·양수기 등 농기계까지 물에 잠겨 못쓰게 돼버렸다”고 말했다.
전남 곡성군 석곡·목사동·죽곡면 이장단과 청년회 회원 등 주민 50여 명은 19일 오전 11시30분께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 관리단을 항의 방문해 침수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석곡·목사동·죽곡면 논·밭 수백 ㏊와 양어장·보트장 등이 침수됐다”며 “석곡면 보성강 강변도 휩쓸려 21~23일 열려던 ‘코스모스 축제’도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석곡면 의용소방대 이만수(54)씨는 “홍수 조절을 하기 위해선 사전에 물을 조금씩 방류해야 하는데, 불과 28분만에 초당 방류량을 1300㎥ 늘렸다”며 “하류 주민들의 안전은 생각하지 않은 채 한꺼번에 물을 방류해 발생한 인재다”고 말했다.
곡성군도 주암댐 방류로 발생한 석곡·목사동·죽곡면의 피해 상황을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 곡성군 한승일 재난관리담당은 “주암댐 관리단이 15일 오전 7시께 초당 1000㎥을 방류하다가 7시32분에 ‘8시부터 초당 2000㎥을 방류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군에서 주암댐 관리단에 ‘피해가 예상되니 방류량을 줄여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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