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 2달째 생활지도사 10명 “학대누명” 원직복귀 요구
원장 “원생 진술 확인”…한국복지재단 “조사 곧 마무리”
원장 “원생 진술 확인”…한국복지재단 “조사 곧 마무리”
어른 싸움에 동심이 멍들고 있다. 두 달 전 광주의 아동복지시설인 성빈여사에서 아동학대를 둘러싼 말썽이 불거졌다. 원생들의 진술에서 비롯된 아동학대 파문은 생활지도사 사직 종용, 아동보호기관 진상 조사, 부당해고 철회 농성 등으로 이어지며 자꾸 확대됐다.
이런 소용돌이에 휘말린 원생들의 분위기는 더없이 침울해졌다. 수차례 안팎의 조사가 이뤄지면서 아동들은 그만 웃음을 잃어버렸다. 더러는 학교에 빠지기도 하고, 학원에 가도 말수가 적어지는 등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렇지만 어른들의 진실공방은 쉽게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 아동을 학대했는가=성빈여사 ㄴ원장은 8월26일 원내 교회에서 초등 5학년~고등 2학년 원생 15명한테 지도사들의 폭력이 있었는지 진술서를 받았다. 한 원생의 호소가 있어 이를 확인하려던 의도였다. 원생들의 진술서에는 ‘의자에 묶었다’ ‘벽쪽에 던졌다’ ‘140대를 때렸다’ 따위 놀라운 내용이 들어 있었다.
ㄴ 원장은 다음달 생활지도사 10명을 따로따로 불러 ‘자격이 없다’며 사직서를 요구했다. 한달 동안 전원의 사직서를 받아 수리했다. 운영의 공백이 없도록 9월16일 3명, 10월1일 4명을 채용했다.
한국복지재단 아동보호기관은 10월 초 이 사건의 조사에 나섰다. 사직한 10명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자 성빈여사 쪽이 뒤늦게 상담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아동보호기관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조사가 마무리 단계”라며 “곧 아동학대가 있었는지를 판정하고 이에 따른 검찰고발·교육시행·심리치료 등 후속 조처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 사직은 강요였는가=사직한 생활지도사 10명은 17일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을 집단 학대했다는 누명을 쓰고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어쩌다 회초리로 발바닥이나 손바닥을 때린 정도로 체벌은 있었지만 아동학대는 결코 없었다”며 △진상규명 △원장퇴진 △공개사과 △원직복직 등을 촉구했다. 지도사 김아무개씨는 “지난 7월 미혼인 ㄱ지도사가 원내에서 임신해 출산한 사실이 있었다”며 “이를 미리 알리지 않은 지도사들을 괴씸하게 여긴 원장이 아동학대라는 핑계를 내걸어 물갈이를 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ㄴ 원장은 “원내출산과 아동학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며 “원생들의 진술로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내부에서 수습하려 노력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 성빈여사는=1952년 7월 광주와이더블유시에이 총무였던 고 조아라 여사가 전쟁고아들한테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려고 설립했다. 현재 3~18살 여자 원생 64명이 생활하고 있다. 직원은 원장, 사무국장, 생활지도사 등 13명에 이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 성빈여사는=1952년 7월 광주와이더블유시에이 총무였던 고 조아라 여사가 전쟁고아들한테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려고 설립했다. 현재 3~18살 여자 원생 64명이 생활하고 있다. 직원은 원장, 사무국장, 생활지도사 등 13명에 이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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