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안의 국제업무단지 조감도. 중심에 물이 흐르는 공원이 조성되며, 가운데 높은 빌딩은 업무 숙박용으로 짓고 있는 65층 높이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경제자유구역 ‘개발 현장’ 가보니
2003년 8월 송도·청라·영종지구 등 인천 3곳, 부산 강서구와 경남 진해시 일대, 광양만권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이곳에 입주하는 첨단 외국 기업한테 기업활동 보장과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줘 자본을 유치해 개발하기 위해서다. 그해 10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4년이 흘렀다. 하지만 진척이 빠른 인천조차 수익성이 높은 아파트 사업 위주로 진행되면서 부동산 시장 블루칩으로 떠올랐을 뿐 업무지역은 굼뜬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진해와 광양만권은 사실상 답보 상태다.
‘외자유치’ 유명무실 국내은행에서 자금 조달
개발권 독점 외국기업 ‘땅값 차익’만 수조원
■ 치솟는 건물들=2003년 8월 송도, 청라, 영종지구 등 인천지역 3곳 209.4㎢(6333만평·여의도 면적의 70배)가 처음으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송도지구 5316만㎡는 국제비즈니스와 아이티·비티 등의 첨단산업도시로, 영종지구 1억3807만㎡는 인천공항을 이용한 항공·물류 핵심도시로, 청라지구 1775만㎡는 국제금융 및 레저단지로 특성을 갖춘 도시 개발을 추진해 왔다.
가장 빠른 송도국제도시는 11개 공구로 나눠 갯벌을 메워가며 도시를 조성 중이다. 1~4공구 12.67㎢는 이미 매립이 끝나 1·3공구 571만여㎡는 국제업무단지로 개발이 한창이고, 나머지 2·4공구는 지식정보산업단지, 첨단바이오단지, 주거공간으로 개발돼 공동주택 6천여가구가 들어섰다. 국내 첨단기업과 외국인 투자기업 일부가 입주한 상태다. 매립 중인 5·7공구는 학술연구단지로, 매립이 추진 중인 6·8공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51층 쌍둥이 빌딩 등 송도의 ‘랜드마크 시티’로 추진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4년간 유치한 외국인 투자가 21건에 337억달러”라며 1~2년 내에 송도국제학교가 개교하고, 인프라 사업이 마무리되면 외자유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과연 그럴까?
■ 돈 되는 아파트 주력=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첫 사업으로 선도사업 격인 송도국제도시내 국제업무단지 562만㎡(173만평)의 경우를 보자. 인천시는 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 합작사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에 2002년 3월 127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토지매매계약을 맺고 개발권을 통째로 넘겼다. 그러나 유한회사는 국내 금융기관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을 조달해 땅값을 지급하는 등, 외자유치를 통한 자금조달은 거의 없다. 지난해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1억5천만달러를 3년간 분할 투자하기로 했지만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다. 9월 말 현재 주상복합,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11개 단지에 6801가구가 분양돼 주거시설은 전체 2만2460가구의 39.3%가 진행됐지만 상업·업무시설은 목표의 12.4%만이 착공됐다. 자금회수가 빠르고 경제성이 높은 주상복합빌딩, 공동주택만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수익성이 높은 공동주택 사업을 승인할 때마다 업무용 시설 등을 짓는 방법으로 개발을 독려하고 있지만 유한회사 쪽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업무, 상업시설은 개발을 외면하고 주상복합건물의 사업승인을 먼저 내줄 것만을 요구하고 있다. ■ “외국기업 배만 불려” =3.3㎡당 62만6천원에 매각된 국제업무단지는 땅값이 최고 20배까지 뛰어 차익만도 수조원에 달하고 있다. 151층의 쌍둥이 빌딩 건립을 추진 중인 6·8공구 330만㎡의 개발협약을 맺은 미국 포트먼 컨소시엄은 주거시설을 늘려 줄 것을 요구해 다른 지역에 짓기로 했던 주거시설 물량까지 가져다 주거시설 물량을 2만여가구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용유·무의관광단지 전체를 독일 켐핀스키그룹과 일괄 개발협약을 맺어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 한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 한 공무원은 “외국 기업이 시민 세금으로 매립한 땅을 헐값에 산 뒤 높은 가격으로 국내 아파트 건설사에 되팔아 엄청난 차익을 챙겨도 회수는 물론 지방세조차 추징하지 못하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광양·부산 ‘2020년 청사진’ 갈길 멀어 광양만 투자유치율 16% ‘주춤’
부산·진해 용지 추가확보 ‘시급’ ■ 광양경제자유구역=“청사진은 멋진데 아직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어요.” 전남 광양상공회의소 이형석 진흥부장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4돌의 성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인천·부산과 달리 애초부터 기반시설과 입주기업이 적은 탓에 진척속도가 느리다”며 “67%가 분양된 율촌1산단을 빼고는 나머지 부분은 아직 개발도 되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조바심을 전했다. 상공인들은 현재 광양항에 17선석의 부두시설이 갖춰졌고, 땅값도 인천·부산에 견줘 10분의 1 수준인 3.3㎡당 40만~50만원에 불과한 만큼 투자유치나 도시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은 전남 여수·순천·광양, 경남 하동 일대 90.38㎢에 조성되고 있다. 동북아 물류중심 기지를 내세웠지만 정부의 ‘투 포트’ 정책에 이상기류가 감지되면서 약간 주춤한 상황이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2020년까지 11만1000명이 상주하고, 8곳에 3만7000가구의 배후도시가 조성된다. 2020년까지 투자유치 목표는 200억달러인데, 현재 32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광양만권보다는 투자유치와 도시개발의 여건이 좋은 편이다.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은 부산 강서구와 경남 진해시 일대 104.8㎢에 8조4406억원을 들여 건설되고 있다. 신항만은 물류·유통·해사 거점으로, 명지지역은 국제업무지역으로 개발한다. 2020년에 인구가 23만5000명에 이르고, 주택 8만4000가구를 공급한다. 외자유치는 9월 말 현재 확정된 19건(38억5000만달러)을 포함해 41건(45억달러)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 안 25.83㎢가 그린벨트로 묶여 실제 개발 면적은 80㎢를 넘지 않는다. 더욱이 생태적 가치가 높은 철새 도래지에 인접해 규제가 많고, 부산과 경남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마찰이 빚어진 탓에 현재 개발면적은 38.4㎢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개발 완료된 땅에는 기업유치가 거의 끝나, 산업용지의 추가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광양 창원/안관옥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개발권 독점 외국기업 ‘땅값 차익’만 수조원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
인천경제청은 수익성이 높은 공동주택 사업을 승인할 때마다 업무용 시설 등을 짓는 방법으로 개발을 독려하고 있지만 유한회사 쪽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업무, 상업시설은 개발을 외면하고 주상복합건물의 사업승인을 먼저 내줄 것만을 요구하고 있다. ■ “외국기업 배만 불려” =3.3㎡당 62만6천원에 매각된 국제업무단지는 땅값이 최고 20배까지 뛰어 차익만도 수조원에 달하고 있다. 151층의 쌍둥이 빌딩 건립을 추진 중인 6·8공구 330만㎡의 개발협약을 맺은 미국 포트먼 컨소시엄은 주거시설을 늘려 줄 것을 요구해 다른 지역에 짓기로 했던 주거시설 물량까지 가져다 주거시설 물량을 2만여가구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용유·무의관광단지 전체를 독일 켐핀스키그룹과 일괄 개발협약을 맺어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 한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 한 공무원은 “외국 기업이 시민 세금으로 매립한 땅을 헐값에 산 뒤 높은 가격으로 국내 아파트 건설사에 되팔아 엄청난 차익을 챙겨도 회수는 물론 지방세조차 추징하지 못하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광양·부산 ‘2020년 청사진’ 갈길 멀어 광양만 투자유치율 16% ‘주춤’
부산·진해 용지 추가확보 ‘시급’ ■ 광양경제자유구역=“청사진은 멋진데 아직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어요.” 전남 광양상공회의소 이형석 진흥부장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4돌의 성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인천·부산과 달리 애초부터 기반시설과 입주기업이 적은 탓에 진척속도가 느리다”며 “67%가 분양된 율촌1산단을 빼고는 나머지 부분은 아직 개발도 되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조바심을 전했다. 상공인들은 현재 광양항에 17선석의 부두시설이 갖춰졌고, 땅값도 인천·부산에 견줘 10분의 1 수준인 3.3㎡당 40만~50만원에 불과한 만큼 투자유치나 도시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은 전남 여수·순천·광양, 경남 하동 일대 90.38㎢에 조성되고 있다. 동북아 물류중심 기지를 내세웠지만 정부의 ‘투 포트’ 정책에 이상기류가 감지되면서 약간 주춤한 상황이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2020년까지 11만1000명이 상주하고, 8곳에 3만7000가구의 배후도시가 조성된다. 2020년까지 투자유치 목표는 200억달러인데, 현재 32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광양만권보다는 투자유치와 도시개발의 여건이 좋은 편이다.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은 부산 강서구와 경남 진해시 일대 104.8㎢에 8조4406억원을 들여 건설되고 있다. 신항만은 물류·유통·해사 거점으로, 명지지역은 국제업무지역으로 개발한다. 2020년에 인구가 23만5000명에 이르고, 주택 8만4000가구를 공급한다. 외자유치는 9월 말 현재 확정된 19건(38억5000만달러)을 포함해 41건(45억달러)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 안 25.83㎢가 그린벨트로 묶여 실제 개발 면적은 80㎢를 넘지 않는다. 더욱이 생태적 가치가 높은 철새 도래지에 인접해 규제가 많고, 부산과 경남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마찰이 빚어진 탓에 현재 개발면적은 38.4㎢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개발 완료된 땅에는 기업유치가 거의 끝나, 산업용지의 추가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광양 창원/안관옥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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