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30% 인사위 심의 걸러…공개전형 안한 곳도
재단 친인척, 8명한테 3억2천만원 ‘채용 뇌물’ 들통
재단 친인척, 8명한테 3억2천만원 ‘채용 뇌물’ 들통
광주시내 일부 사립 중·고가 교사를 새로 뽑으면서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거나 인사위원회의 심의조차 빼먹는 등 공개채용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24일 광주시교육청이 광주시교육위원회 장휘국 위원에게 제출한 올 사립학교 교사채용 현황을 통해 드러났다.
이를 보면 3~9월 신규로 교사를 채용한 광주시내 사립 중·고 61곳 가운데 ㅅ중, ㅅ고 등 2곳은 사립학교법의 공개전형 조항을 무시하고 채용 사실을 학교 홈페이지에도 알리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교사를 뽑았다. 또 30%인 18곳은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고, 40%인 27곳은 인사위원회 규정에 교사채용 관련 조항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이런 현실을 두고 비판성명을 내 사립재단의 자정노력과 광주시교육청의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또 올 임단협 과정에서 사립교사 채용의 투명성 강화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 단체는 “허술한 관리감독 탓에 상당수 학교에서 공개전형을 하는 시늉만 내면서 미리 점찍어둔 인사를 교사로 선발해왔다”며 “사립학교 교사도 공립과 동일한 기준과 절차로 뽑아 비리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대준 이 단체 정책실장은 “사립교사가 되려면 채용 사례금으로 8천만원~1억원을 주어야 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심지어 사례금 뿐만 아니라 시교육청 인사들의 입김이 작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남경찰청도 지난 18일 사립학교 교사로 채용해 주겠다며 교사 지망생한테 금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광주 ㅅ학원 설립자의 손자 김아무개(45)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2월 ㄱ아무개(31)씨한테 교사 채용을 미끼로 4천만원을 받는 등 피해자 8명한테 3억2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사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상당수 사립학교에서 설립자의 친인척이 운영에 관여하는 데 착안해 ㅅ학원의 실질적 운영자로 행세했으나 채용을 성사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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