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군 의신면 돈지마을 출신 박병량씨가 이달 중순 서울에서 되찾아온 마을 들독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 박병량씨 제공.
‘백구’ 돌아온 돈지마을 자랑거리…80㎏ 들기 ‘논배미축제’ 로 들썩
전남 진도군 의신면 돈지마을 주민들은 최근 12년만에 마을 들독(들돌)을 되찾았다. 돈지마을은 1993년 대전으로 팔려간 진돗개 ‘백구’가 7개월만에 돌아와 화제가 됐던 곳이다.
들독이란 과거 마을마다 남성들이 농사철을 앞두고 힘 자랑을 하기 위해 들어 올리던 상징물이었다. ‘등넘어 등치기’나 ‘옆으로 돌려 돌려치기’ 등 기술도 다양했다. 돈지마을에선 1985년까지도 들독 들어 올리기가 성행했을 정도로 역사가 깊지만 1995년 마을회관 공사 중 사라졌다.
박병량(50·공무원)씨는 이달 초 마을 홈페이지를 만들려고 마을들의 역사를 기록한 면지를 뒤지다가 마을 들독이 서울로 가게 된 사연을 알게됐다. 당시 주민들은 마을회관 공사 중 마을 어귀로 옮겼던 들독을 다시 마을 한 관광농원(식당) 뜰로 이전했다. 그런데 농협중앙회 박물관 관계자가 진도에 왔다가 이 들독을 발견하고 서울로 가져갔다. 박씨는 “고향 어른들과 상의한 뒤 농협중앙회 박물관에 요청해 들독을 다시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이 들독은 다음달 4일 돈지마을 ‘논배미 축제’ 때 오랜만에 고향 사람들의 품에 안긴다. 추수가 끝난 뒤 ‘논바닥’에서 21년째 펼치는 ‘토종 마을 축제’에 ‘들독 들어 올리기’ 시합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들독은 크기가 가로 50㎝, 세로 60㎝, 무게 80㎏ 정도지만 표면이 매끄러워 웬만해선 들어 올리기가 버겁다고 한다. 이날은 짚으로 엮은 공으로 축구 등도 열린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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