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전남 담양군 봉산면 송순 선생의 면앙정 앞에서 조선대박물관 ‘문화 노마드의 길’ 연구단 연구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조선대박물관 제공
조선대 ‘문화 노마드의 길’…미술·건축학 등 연구단 공동기행
역사·미학 등 담론 한데…인문관광·문화콘텐츠 새 전형으로
역사·미학 등 담론 한데…인문관광·문화콘텐츠 새 전형으로
‘조선시대 누정을 두고 한문학자와 건축학자는 어떤 대화를 나눌까?’
지난 20일 인문학의 ‘고수’들이 한데 모였다. 문학·미술사·한문학·역사지리학·생태학·문화재학·건축학 분야 연구자들은 이날 전남 담양으로 공동 답사를 떠났다. 조선대박물관이 문화관광부의 ‘한국문화택리지’ 사업에 채택돼 수행 중인 ‘문화 노마드의 길’이라는 과제를 위한 두번째 답사였다. 이종범(54·사학) 조선대박물관장은 “각 분야 20명의 연구자들이 면(아름다운 산하)을 펼쳐 점(국토의 빛)을 찍은 뒤, 그 점들을 이어 무수한 선(노마드의 길)을 그리는 새로운 정신·문화기행”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답사단은 이날 대형 버스를 타고 담양 용소를 거쳐 읍내리 ‘석당간’을 찾았다. 조송식(47·미술사·조선대 미술학부 교수)씨가 “당간(幢竿)이란 절에 행사가 있을 때 절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 대(臺)였다”며 문화사적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답사단은 담양 향교로 향했다. 안동교(44·전남대 철학과 강사)씨는 담양 향교에서 유교문화와 향교의 역사를 사례를 들어 재미있게 얘기했다.
“이 자리가 서재였어요. 아침 드시면 여기서 책도 읽었고요….”
이어 담양군 봉산면 면앙정을 찾았다. 한국 국문시가 발전을 이끌었던 송순(1493~1583) 선생의 누각을 보며 연구자들은 이야기꽃을 피웠다. 당시 87살이던 송순 선생이 대과 급제 60돌을 맞아 열린 축하연 도중 송강 정철 등 제자들이 든 가마를 타고 집으로 향했던 아름다운 정경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이종범 조선대박물관장은 면앙정에 걸린 하서 김인후와 제봉 고경명 선생 등의 글을 해독하면서, “역사는 아름다운 패자를 잊지 않는다”며 조선 사림의 역사를 덧붙였다.
답사단은 과거 선비들이 함께 모여 책을 읽었던 ‘학구당’이라는 고건물 앞에 섰다. 누군가 “옛날에도 고시원이 있었구만~”하고 농담을 하자 함께 웃었다. 김선출 광주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기획실장은 “이곳은 전남대 운동권 대학생들이 과거 유신독재 시절 몰래 모여 세상도 이야기하고, 시도 읊었던 곳”이라고 현대사의 흑백사진 한 장면을 추가했다.
연구원들은 광주와 전남 동부권의 역사·문화의 숨결이 스며 있는 곳을 개별적으로 추천한다. 여수세계박람회 추진을 앞두고 장성·담양·화순·곡성· 보성·순천·여수 등지에서 새로운 인문·체험관광의 형태를 제시한다는 목적도 있다. 연구단은 답사를 세차례 더 나간 뒤 터에 얽힌 역사와 문화와 사람들에 얽힌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내년 3월까지 전자도서 등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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