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헤엄치나’ 신안-목포 어업분쟁
“갯벌서 정착, 신안마을 소유”…“밤에 유영, 목포 조업권 있다”
지난 5일 저녁 7시께 전남 신안군 압해도 앞 바다에서 30여분 동안 ‘낙지분쟁’이 벌어졌다. 신안군 어업지도선은 이날 목포선적 어선 3척을 향해 “낙지잡이를 중단하고 나가라”는 경고 방송을 보냈다. 그러자 임래성(44) 목포 광산어촌계장은 신안군 어업지도선에 올라가 “수십년 생계를 위해 낙지를 잡아왔는데 왜 쫓아내려 하느냐”고 항의했다.
목포와 신안 어민들이 낙지 조업구역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낙지가 살기에 적합한 갯벌이 있고 비교적 조류가 약한 이 지역에선 5년 전부터 해마다 9~12월 ‘낙지분쟁’이 발생한다. 신안군이 지난달 20일부터 야간에 어업지도선을 동원해 압해도와 지도 선도 앞바다에서 목포 어선들의 진입을 제지하면서 물리적 충돌마저 우려되고 있다.
낙지분쟁은 어업권을 둘러싼 해석 차이 때문이다. 신안군은 “마을어업으로 면허를 받은 어장에 목포 어선들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마을어업은 어촌계 주민들이 마을 앞 갯벌에서 꼬막·바지락 등 정착성 ‘수산동식물’을 호미나 손으로 채취하는 방식이다. 신안군 어업생산계 주래만씨는 “어업권은 민법상 토지로 보기 때문에 목포 어선이 남의 땅에 들어오는 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목포 어민들은 “밤에 갯벌에 물이 차 낙지가 헤엄쳐 다닐 땐 연안복합어업이 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 이들은 전남 도내 모든 바다에서 10t 미만 어선으로 조업할 수 있는 연안복합어업 면허를 갖고 있다. 수십년째 칠게를 고무 밴드로 묶은 미끼를 단 ‘주낙’을 신안 앞 바다에 펼쳐 낙지를 잡아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안 어민들이 맨손으로 낙지를 잡다가 5년 전쯤 어선을 사용하면서 관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해양수산부와 전남도는 별다른 중재안을 내지 못한 채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목포에서 열린 ‘자원회복 사업 활성화 연찬회’에서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어민들의 물음에 “낙지가 유영성인가 정착성인가를 가리기 위한 용역을 의뢰했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낙지를 갯벌에 사는 정착성 어종으로 볼 것인지, 헤엄쳐 다니는 유영성 어종으로 분류할 것인지에 따라 어업권 귀속이 달라질 수 있어 주목된다. 한편, 지난해 낙지잡이 수입은 무안 135억여원을 비롯해 목포·신안이 각각 100억여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