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시공사 부담으로 재시공”
광주 송정시가지 일대 하수를 모으는 차집관로 공사의 일부 구간에서 하류 쪽을 상류 쪽보다 높게 시공한 터무니없는 부실이 드러났다.
주민들은 1년반 남짓 교통체증·공사소음·작업진동을 참아왔는데도 준공을 한달 넘겨 재시공을 피할 수 없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분노하고 있다.
준공기일 넘겨 부실 드러난 하수관로 공사=광주시는 2003년 12월9일~2005년 3월8일 광산구 송정·도산동 일대 5만가구에서 발생한 생활하수를 하루 3만9890㎥씩 모아 송대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송정 우회도로 차집관거 공사’를 해왔다. 40억1790만원을 들여 광산구 도산동 송정사랑병원~공군 제1전투비행단 후문 구간 1976m에 지름 1000㎜ 짜리 하수관로를 묻는 공사다.
시공을 맡은 남광건설은 사업 마감일인 지난달 8일 준공계를 시에 제출했다. 시는 준공필증을 내주려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하수관로 132m가 설계와는 달리 상류 쪽이 낮고 하류 쪽이 높게 시공된 결함을 찾아냈다. 도산동 ㄱ낚시점 앞 맨홀에서는 상류 쪽과 하류 쪽 관로의 매설 깊이 차가 1m 정도 벌어져 하수의 역류가 우려되는 부실이 발견됐다.
시는 지난달 22일 회사 쪽 현장 감독에게 부실을 확인한 뒤 같은달 31일 재시공하도록 남광건설에 통보했다. 재시공에는 석달 정도 걸리고 15억원 안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50억원 미만 공사인 탓에 입찰이나 수주에 제한을 받는 시공업체 벌점은 없다.
광주시 감독관은 어이없는 시공 몰랐을까=시는 공사비 40억1790억원 가운데 기성금 31억6790만원을 지급하고 잔금 8억5000만원을 아직 치르지 않은 상황이다.
부실시공이 드러나자 시는 부랴부랴 공사 준공과 하수 개통을 연기했다. 준공기일을 어긴 만큼 재시공을 마칠 때까지 하루 400만원씩 지체상환금을 물린다. 9일까지 작업계획을 제출받아 시공사 부담으로 재시공을 하도록 통보하는 것으로 사태를 수습할 방침이다.
시 쪽은 “토목공사에서 일어날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라면서도 “설계도면의 기울기(1000분의 16)를 유지하지 못한 구간만 재시공하면 하수의 흐름은 이상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간 통행불편과 공사소음을 견뎌왔던 해당지역 주민들은 광주시와 시공사를 향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 김아무개(60·광산구 도산동)씨는 “2년 동안 벌인 공사를 다시 한다니 어이없다”며 “공사를 감독했던 공무원은 여태껏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했다. 또 공기에 쫓긴 재시공이 다시 부실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와 현장에 파견된 감독관이 부실을 사전에 몰랐는지 의혹도 여전히 남아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시 쪽은 “토목공사에서 일어날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라면서도 “설계도면의 기울기(1000분의 16)를 유지하지 못한 구간만 재시공하면 하수의 흐름은 이상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간 통행불편과 공사소음을 견뎌왔던 해당지역 주민들은 광주시와 시공사를 향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 김아무개(60·광산구 도산동)씨는 “2년 동안 벌인 공사를 다시 한다니 어이없다”며 “공사를 감독했던 공무원은 여태껏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했다. 또 공기에 쫓긴 재시공이 다시 부실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와 현장에 파견된 감독관이 부실을 사전에 몰랐는지 의혹도 여전히 남아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