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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월급 인상? 경비원만 계속하게 해주오”

등록 2007-11-13 18:34

최저임금 80% 보장 내년부터…저소득층 ‘칼바람’
광주 아파트경비원, 비용절감 위해 절반 내쫓길판
13일 저녁 6시 광주시 북구 운암동 ㅎ아파트. 어둠이 깔린 동대표자회의장 주변에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내년부터 최저임금의 80%를 보장해야 하는 경비원의 구조조정안을 두고 주민의 의견이 날카롭게 맞섰기 때문이다. 회의장 발치에는 퇴출 위기에 몰린 경비원들이 타들어가는 속내를 감춘 채 논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서성거리고 있었다.

경비원 ㄱ아무개씨는 “사실상 10명을 4명으로 줄인다는 계획이 확정된 상태”라며 “시한을 공고한 뒤 1~7일 조사을 벌인 결과 퇴출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이 나오자 투표를 연장해 찬성표를 늘렸다”고 억울해 했다.

그는 “7개동을 2명이 분리 배출을 하고, 야간 순찰을 돌고, 택배 물건을 받아야 하니 감당하기 어렵다”며 “월급을 올리지 않아도 좋으니 이대로 일할 수 있게만 해달라”고 바랐다.

반면 자치회장 ㅈ아무개씨는 “구조조정안을 두고 의견조사를 해보니 찬성 242표, 반대 208표로 나온데다 임금 기준을 맘대로 어길 수도 없어 난감하다”며 “가구당 한 달에 1만3천원씩을 절감하는 쪽을 선택한 주민이 다수”라고 전했다.

그는 “경비원의 임금은 현재 80만원에서 내년 100만원으로 오른다”며 “‘비용’과 ‘인정’을 두고 주민들의 고민이 깊었지만 구조조정을 한다해도 경비원 상당수가 이미 정년에 이른 만큼 강제 퇴출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렇게 최저임금제의 확대 적용이 아파트 경비원의 노동조건을 높이기는커녕 일터마저 빼앗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광주시지부는 광주지역 아파트 830곳에서 경비원 5000여명이 근무중이나 최저임금제를 확대 적용하면서 올해는 경비원의 15%가 해고를 당했고, 내년에는 40%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처지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오치동 삼익1차, 신안동 삼익, 용봉동 삼성, 각화동 금호 등이 감원을 했고, 내년엔 봉선동 무등1차·금호, 우산동 현대, 진월동 대주·삼익 등지에서 40% 안팎의 감원을 추진중이다.


한재용 광주시지부장은 “아파트 곳곳에서 공동경비실을 만들고 감원을 진행중”이라며 “전국아파트입주자들이 다음달 3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경비원의 최저임금 적용은 자율에 맡겨달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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