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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벌교 주먹’ 연원 항일운동서 비롯됐다”

등록 2007-12-10 18:48

〈…현대사, 벌교 100년〉서 “의병장 안규홍이 계기”
조원래 순천대 교수 “지역 항일의식, 일제가 왜곡”
그동안 입으로 전해져 내려왔던 ‘벌교에서 주먹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항일운동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모은다.

벌교 주민들과 출향인사 등 135명은 2004년 10월 ‘벌교읍지 편찬 추진위원회’를 꾸린 뒤 3년여 동안 각종 사료를 모아 <식민지 포구의 한국 현대사, 벌교 100년>(464쪽)을 발간했다. 이 책을 책임 집필한 조원래 순천대(사학과) 교수는 김수송 전 벌교읍장 등 주민들의 구술과 신문자료 따위 자료를 통해 ‘벌교 주먹’이라는 말의 연원이 항일운동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밝혀냈다.

벌교 주민들 사이엔 한일합방 두 해 전인 1908년 1~9월께 머슴 출신 의병장인 안규홍(1879~1911)이 벌교장에서 일본 헌병을 맨주먹으로 살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제는 헌병대를 동원해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혈안이 됐지만, 이는 되레 벌교 주민들의 항일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일제는 같은 해 10월 ‘낙안군’을 없애고 벌교를 보성군으로 분할 편입하는 보복 조처를 단행했다.

1929년 5월 벌교 철도 공사 과정 중 노동자들은 동료 조동만(30)씨가 일본인 ‘십장’(25)한테 도끼로 폭행당한 것에 8개월 동안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해 18명이 2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또 벌교 사람들은 1931년 후반 일제가 조선 문화의 상징인 홍교를 강제 폐쇄하고 새로 놓은 ‘소화다리’의 통행을 강요하자 다리 밑에서 일본인을 공격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조 교수는 “이런 여러가지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일제는 벌교를 ‘반도들의 땅’이라며 부정적 이미지로 몰아 붙였다”며 “조정래씨의 소설 <태백산맥>에도 나오는 벌교 사람들의 항일의식을 역사적으로 조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길두(59) 추진위 위원장은 “올해 보성군 편입 100돌을 맞아 ‘벌교 100년사’와 <벌교읍지>(544쪽)를 발간했다”며 “그동안 잘못 전해져 오던 ‘벌교 주먹’에 대해 항일의 역사적 연원을 밝힌 점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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