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 후유장애 불인정자들이 11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당시 무장대에게 습격당한 후유증으로 척추뼈가 돌출된 고순호(82) 할머니의 상처를 보여 주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후유장애인협 “정밀진단 없이 서류로만”…재심의 촉구
제주4·3사건 당시 무장대나 군·경 등에 의해 상처를 입었으나 4·3중앙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후유장애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4·3 체험자 13명과 제주4·3희생자후유장애인협회가 심의결과에 반발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11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4·3중앙위원회(위원장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0월8일 전체회의에서 후유장애인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들 4·3후유장애인들은 “4·3위원회의 후유장애자 심의·결정과 재심의가 행정편의주의와 비현실적인 희생자 심사방식에 근거한 것으로 이미 시작부터 왜곡된 결과를 예고했다”며 위원회의 후유장애자 심의 불인정 결정을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후유장애자 심사가 4·3희생자 신고서와 진단서, 향후치료비 추정서 등 서류 몇장만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진단기간 설정 등 심의·결정 과정의 문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특히 “4·3으로 인한 부상과 구타, 고문 피해는 60년이 지난 지금은 외상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사례가 많아 정밀검사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비용 50만~60만원을 재심의 신청자들에게 전가함으로써 정밀진단을 포기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4·3연구소, 민예총 제주도지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4·3위원회가 후유장애 불인정 당사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전문가로 구성된 현지실사단을 파견하고 재심의를 수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4·3중앙위원회는 지난 10월8일 전체회의에서 후유장애인 심의를 신청한 57명 가운데 19명은 후유장애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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