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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중복질환 저소득층 “선택병원제로 치료 더 어려워”

등록 2007-12-11 19:07수정 2007-12-12 13:21

의료급여제 변경 6개월째…“건강권 악화 부작용” 지적
병원 1곳외 본인 부담…광주·전남 대상자 2만7천여명
“약은 똑같이 타는데, 돈만 더 들어요.”

의료급여수급자(1종)인 이봉로(82·광주시 서구 쌍촌동)씨는 지난달 말로 의료급여 진료일이 618일이 돼 ‘선택병의원제’ 대상이 됐다. 의료급여수급자는 지난 7월부터 연간 급여일수가 희귀난치성질환(107종)은 455일을, 고혈압·당뇨 등 11종 질환은 485일을, 기타 질환은 545일을 넘기면 의원 1곳을 선택해 진료를 받아야만 본인 부담금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다.

1989년부터 전남대병원에서 신장염과 류마티스를 치료를 받아 왔던 이씨는 2~3년 전부터 역류성 식도염과 녹내장 때문에 ㅎ병원과 ㅂ안과를 다닌다. 보통 한달에 한번 병원에 가더라도 한가지 질환마다 평균 30~40일치 약을 받아오면 의료급여 일수가 90~100일이 된다. 과거엔 외래 진료를 받더라도 ‘공짜’였지만, 선택한 의원 이외의 곳에선 진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이씨는 ㅎ병원을 선택했지만, 3~4가지의 질환을 앓는터라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무엇보다 ㅎ병원에선 신장염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없고, 안과도 따로 없었다. 이씨는 “전남대병원과 ㅂ안과에 갈 때마다 ㅎ병원에 가서 의뢰서를 끊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며 “월 기초수급자 지원금 60만원과 노인수당 5만원으로 살아가는데 병원에 가려면 교통비 등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기초수급자와 일부 차상위 계층이 대상인 의료급여수급자들이 선택병의원제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이씨처럼 중복 질환 의료급여 수급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본인 부담금이 많아지면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의료급여수급자의 의료급여 진료비 증가를 막기 위해 선택병의원제를 도입하는 등 의료급여제도를 변경한 뒤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의료계 일각에선 “일부 의료급여수급자들이 가벼운 질환을 무제한으로 치료받던 것을 고치려다가 자칫 의료보장 취약계층의 건강권이 악화될 소지도 있다”며 “이 제도가 의료급여수급자들의 병의원 이용을 제한해 적절한 치료를 포기하게 하는 사례가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광주에 거주하는 의료급여수급자 7만7621명(9월 말 기준) 가운데 820명이 의료급여 일수 초과로 의원 1곳을 선택했으며, 전남 22곳 시·군 의료급여수급자 16만4천명(10월 말 기준) 중 2만6498명도 선택의원제 대상이 됐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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