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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경의선 열차 남북 오가는데…안산은 ‘냉전중’

등록 2007-12-11 21:31

보수-진보단체 ‘장승’ 마찰…이번엔 ‘자주’ 문구 다툼
“공산화 의도 섞인 것” “통일시대에 60년대 이야기”
경기 안산지역에서 ‘장승’을 놓고 48일째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때마침 10일 경의선 화물열차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을 오가는 등 남북교류의 가속화가 예상되지만 안산지역은 ‘냉전 삭풍’이 거세다.

지난 10월21일 2차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안산본부’가 안산시문화원 앞에 세운 장승 ‘민족단합여장군’과 ‘자주통일대장군’은 보수단체 등의 제지로 2차례 뽑혔다 다시 세워지는 등 곡절을 겪었다. 최근에는 보수단체가 다시 장승을 철거하려 한다는 소문에 안산본부가 장승 밑을 콘크리트로 타설한 뒤 5∼6명씩 ‘장승지킴이’를 현장에 배치해 24시간 장승지키기에 나섰다.

■ ‘자주’ 빼라, 못 빼! =핵심은 ‘자주통일대장군’ 장승에 있는 ‘자주’라는 문구다. 재향군인회 향군가족의 조덕수 안산지사장은 “자주는 미군을 철수시키고 남한을 공산화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섞인 것”이라고 말했다. 1972년 남북이 통일의 원칙으로 ‘자주통일’을 천명했지만 조 지사장은 “북한은 당시에 몰래 땅굴을 팠다”며 “장승을 세운 단체는 겉은 파랗고 속은 빨간 수박과 같은 임의 단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세극 안산본부 상임공동대표는 “자주통일은 7·4남북공동성명과 6·15와 2차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한 통일원칙”이라며 “남북이 평화와 상생의 통일시대로 나아가는 마당에 적화통일 운운은 60∼70년대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6·15 안산본부는 지역보수와 중도는 물론 순수 시민사회단체 40여곳이 참여한 통일운동단체라고 반박했다.

■ 안산시는 수수방관=보수 진보단체의 날선 대립이 계속되지만 정작 ‘불씨’를 키운 안산시는 꿈쩍도 않고 있다. 애초 안산문화원에서 장승을 세우는 것을 허용했다가 보수단체가 반발하자 움찔한 안산시가 문화원에 압력을 넣어 철거를 종용했다는 게 안산본부의 설명이다. 박석운 안산시 문화관광과장은 그러나 “시민 누구가 공감할 장승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게 시 입장”이라고 했다. 류홍번 안산와이엠시에이 사무총장은 “시가 오히려 지역 갈등을 방치하는 인상이 든다”며 “이제라도 적극 중재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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