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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논술학원 ‘이탈’…휑한 교실선 폭행치사까지

등록 2007-12-12 19:15

수능시험 뒤 ‘위기의 고3’
논술대비 학생 상당수 서울로…광주 고교 ‘학사마비’
전교조 “‘화투 시비’ 인한 교실 사망사건 죄책감 느껴”

수능시험 이후 고3 교실이 편법적 수업운영과 형식적 출석확인 탓에 어수선하게 방치되면서 폭력사태까지 발생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12일 성명을 통해 “광주 ㅅ고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끼리 화투를 치다가 발생한 폭행치사 사건을 계기로 고교 정상화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현재 고3 교실은 논술대비 학생들이 상당수 빠져나가고 교사들마저 자주 자리를 비워 학생들이 화투놀이까지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교육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교원단체로서 잘못된 교육현실을 바꾸지 못한 데 죄책감과 좌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대준 이 단체 정책실장은 “수능 이후 교사들은 진학지도에 쫓기고, 학생들은 내신에 관련없다며 수업을 외면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게 학생들을 입시경쟁만으로 내모는 정책은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남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옆반에서 놀러온 친구한테 주먹을 휘둘러 숨지게 한 광주 ㅅ고 3년 조아무개(19)군을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조군은 지난 7일 오전 11시20분 광주시 동구 ㅅ고 교실에서 친구 3명과 함께 화투놀이를 하다 시비 끝에 이아무개(19)군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한판에 100원씩 거는 ‘섰다판’에서 돈을 잃은 조군은 “돈을 대신 걸어달라”고 이군에게 말한 뒤 “딴 돈을 왜 걸어달라고 하느냐”라는 핀잔을 듣자 격분해 얼굴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수업을 맡았던 교사는 학생의 수능성적을 확인하려 교실을 비운 상태였고, 폭행을 당해 숨진 이군은 같은 반이 아니라 옆반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광주지역에서 논술시험을 대비하는 인문고 3학년 학생 800여명 중 상당수가 학교의 묵인 아래 서울이나 광주의 학원을 다니며 교실을 비우는 현실도 고3 교실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교사 ㅂ씨는 “지난달 수능이 끝난 뒤 학교마다 20여명은 서울 논술학원으로 떠나 남은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쉽지 않다”며 “학생들마다 처지가 달라 대부분 학교에서 자율학습이나 영상강좌로 시간을 때우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우려해 광주시교육청도 지난 9월부터 5차례 일선 고교에 공문을 보내 수능 이후 생활지도와 교육과정을 내실있게 운영해 달라고 촉구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장복일 광주시교육청 장학진흥과장은 “학교별로 수업과 출결을 제대로 관리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며 “교육청에서 폭력예방강좌나 명사초청강연으로 학교를 순회하지만 학교의 교과운영에 일일이 간섭하고 학부모의 논술 사교육을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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