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선 폐쇄된 ‘푸른길공원’에
광주 도심의 푸른길 공원에 7년 전 사라졌던 기차가 돌아왔다.
광주 푸른길가꾸기 운동본부는 25일 “한국철도공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광주도심의 경전선 철로와 남광주역을 기념할 수 있도록 객차 두 량을 기증했다”며 “이 열차를 활용해 녹색운동을 알리는 문화갤러리와 방문자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00년 8월 폐선된 옛 남광주역에는 선로 50m가 새로 깔리고 길이 22m, 너비 4m, 무게 36t 짜리 객차 두 량이 들어왔다.
이 객차들은 지난 3월 대전역에서 광주역으로 보내졌으나 설치 장소를 결정하고 이송 비용을 마련하는 아홉달 동안 광주역에 머물러야 했다. 운동본부는 판매값이 1400만원 정도로 추정되는 객차 두 량을 광주역에서 옛 남광주역으로 옮기느라 1500만원 가량을 들였다. 워낙 덩치가 큰 탓에 대형 트레일러와 50~150t 크레인 따위 중장비를 동원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경희 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다음달 시민과 기업의 참여 속에 객차 두 량의 전기·도색·조명 등 리모델링을 하겠다”며 “기찻길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게 한 량은 문화공간으로, 한 량은 푸른길 방문센터로 쓰겠다”고 말했다.
광주 푸른길 공원은 1920년대 설치된 광주역∼남광주역∼효천역을 잇는 경전선 8.9㎞ 구간이 폐쇄된 뒤 조성된 너비 5~18m 짜리 띠 모양의 수림공원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수운동이 펼쳐지면서 500여팀이 3억6000만원 어치의 나무를 기증했다. 이 덕분에 운동본부는 올해 대한민국 녹색대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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