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광주시 서구 치평동 운천초등학교 앞 육교에서 어린이들이 꽁꽁 얼어붙은 계단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고 있다.
역대 최대치 적설량 불구 ‘제설 손길’ 태부족
눈더미 육교·골목 등 얼기도…곳곳 위험 불편
눈더미 육교·골목 등 얼기도…곳곳 위험 불편
2일 오전 10시30분 광주시 서구 치평동 운천초등학교 앞 네거리. 교통신호가 바뀔 때마다 행인들이 바쁘게 교차로를 건넜다. 상당수는 교차로를 건너자마자 갑자기 나타난 빙판과 눈밭을 피하느라 엉거주춤 갓길을 찾았다.
상무지구 금호아파트와 운천초등교를 잇는 운천육교는 쌓인 눈이 얼어붙어 아예 계단의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통째로 얼어붙은 육교의 교각은 까마득히 높아 보였다. 노약자가 이 육교를 건너기는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였다. 동네 골목대장 몇명은 육교의 계단 위에서 미끄럼을 타고 놀았고, 나이든 어른들은 달려드는 차들을 피해 도로를 슬금슬금 무단횡단했다.
중학생 성철(15·광주시 광산구 월계동)군은 “눈이 쌓여 미끄러운 육교를 곡예하듯 건넜다”며 “장갑도 없이 난간을 붙잡고 육교를 건너는 기분이 황당했다”고 말했다.
주민 신수복(73·여)씨는 “500m 떨어진 성당을 다녀오는데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 아슬아슬한 빙판이 많았다”며 “옛날처럼 자기 집 앞 눈을 알아서 치웠으면 좋겠다”고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인근 서구 쌍촌동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앞 주택가 골목길들도 눈들이 치워지지 않은 채 차들이 양쪽으로 줄줄이 세워져 지나기가 어려웠다.
기상 관측이래 최대 적설량을 기록한 광주지역은 이렇게 골목마다 쌓인 눈이 제때 치워지지 않아 주민과 행인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광주시 5개구는 지난해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제빙 책임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시민의 관심이 적고 규정도 모호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 조례는 건축물 앞 인도나 보도 1. 구간은 건물의 관리자가 눈이 그친 뒤 3시간 안에 치우도록 명시했다. 광주지역에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부터 1일 저녁 6시까지 나흘 동안 41.9㎝의 눈이 내려 1938년 기상 관측이래 최대 적설량을 기록했지만 대응에는 손길이 부족했다.
시 방재관리과 정쌍수씨 “1일 오후 3시 대설주의보가 해제됐고, 세시간 뒤에 눈이 그쳤다”며 “주민과 공무원 7천여명이 221곳의 눈을 치웠지만 휴일인데다 워낙 많이 쌓여 2일까지 불편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회사원 오주영씨는 “눈길 때문에 차를 두고 40분을 걸어 출근했다”며 “주택가 골목길이나 아파트 단지 밖의 눈은 대부분 두껍게 쌓여있었다”고 아쉬웠했다. 한편, 호남지역에서는 이번 눈으로 인삼재배시설 24ha, 비닐하우스 224동, 축사 12동 이 무너져 24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시 방재관리과 정쌍수씨 “1일 오후 3시 대설주의보가 해제됐고, 세시간 뒤에 눈이 그쳤다”며 “주민과 공무원 7천여명이 221곳의 눈을 치웠지만 휴일인데다 워낙 많이 쌓여 2일까지 불편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회사원 오주영씨는 “눈길 때문에 차를 두고 40분을 걸어 출근했다”며 “주택가 골목길이나 아파트 단지 밖의 눈은 대부분 두껍게 쌓여있었다”고 아쉬웠했다. 한편, 호남지역에서는 이번 눈으로 인삼재배시설 24ha, 비닐하우스 224동, 축사 12동 이 무너져 24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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