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풍경] 친환경 건축…건물 곳곳에 과학이

전점석 창원기독교청년회 사무총장이 새로 짓는 창원기독교청년회 건물의 친환경 개념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최상원 기자 [e-mail]

4월 완공 창원기독교청년회 새집

햇빛으로 실내 밝히고 바람길과 바람구멍
지붕엔 태양발전…빗물모아 화장실에 사용

“친환경 건축을 통해 다소 불편하더라도 생활의 여유를 되찾을 수만 있다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더 많겠지요.”

유흥가 한복판 임시 패널건물에서 지내고 있는 창원기독교청년회(YMCA)가 새집으로 옮겨갈 꿈에 부풀어 있다. 지난달 8일 경남 창원시 도계동에 지상 3층 건물을 착공해 오는 4월 완공한다.

새집은 친환경건축물로 지어 청소년 생태체험정보센터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옥상에는 정원을 설치하고, 센터에서 나오는 음식쓰레기를 지렁이에게 먹여 퇴비를 생산한다. 옥상을 뺀 지붕은 잔디밭이 된다. 건물 바깥벽면은 담쟁이넝쿨로 뒤덮는다. 건물 미관의 품격을 높이고, 단열·방음 효과까지 기대된다. 빗물은 건물 1층 바깥쪽에 설치되는 ‘빗물저금통’에 모여, 화장실과 정원에 사용된다. 마당에는 잔디 블록이 깔린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곳곳에 과학이 숨어 있다. 낮에는 인공조명 없이 햇빛만으로 실내를 환하게 하도록 창문과 지붕의 넓이, 각도, 방향을 계산해 설계에 반영했다. 실내에는 원활한 바람길과 곳곳에 바람구멍을 만들어 항상 일정한 범위의 온도와 쾌적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화장실과 주방을 제외한 곳은 마감재 사용을 줄이기 위해 천장을 만들지 않고, 각종 배관을 그대로 드러낸다. 철근콘크리트로 건물을 세우되, 안전에 문제가 없는 벽은 황토벽돌로 만든다. 난방은 도시가스를 이용하고, 냉방은 프레온가스 대신 물을 냉매로 사용한다. 건물 전체에 사용할 전기는 5㎾의 태양광발전기를 지붕에 설치해 충당한다.

이를 위해 창원기독교청년회는 1년 넘게 자료를 수집하고 전국 곳곳의 생태건물을 견학했다. 설계만 따지면 이미 여러 차례 건물을 짓고 허물고 다시 지었다. 관련 학과 대학교수 7명도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창원기독교청년회는 새집을 짓는 데 땅값을 제외하고 6억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보고, 현재 시민들과 지역 단체, 기업들의 성금을 모으고 있다.

전점석 창원기독교청년회 사무총장은 “해를 담고, 바람이 머물고, 나무가 숨쉬고, 비가 쉬어 가는 집이 새로 짓는 건물의 핵십 내용”이라며 “직접 꽃과 나무와 잔디를 가꾸며 지렁이까지 키우려면 불편한 점도 많겠지만, 도시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가치를 일깨워 줄 수만 있다면 미래를 위한 큰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hone].

최상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