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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천릿길 태안 봉사 “울릉도서 왔어요”

등록 2008-01-24 21:18수정 2008-01-24 21:19

울릉도 주민들이 24일 충남 태안 기름피해 현장을 찾아 돌에 묻은 기름을 닦아내는 등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태안군청 제공
울릉도 주민들이 24일 충남 태안 기름피해 현장을 찾아 돌에 묻은 기름을 닦아내는 등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태안군청 제공
부녀회 15명 경비모아 1박2일 ‘손길’
24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바닷가에는 모처럼 경상도 아지매들과 충청도 아줌마들의 수다가 활짝 피어났다.

경상도 아지매들은 기름닦이 자원봉사에 나선 울릉도 서면 남양1리 부녀회원 15명으로, 23일 1박 2일 일정으로 모항을 찾았다.

바다가 다르니 잡는 어종도 다르지만 바다에 기댄 삶을 살기는 동해와 서해가 같은지라 오염된 바다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 강한 북서풍에 바닷가 체감기온은 영하 20도를 넘나들었지만 이들은 안방을 청소하듯 해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았다.

아지매들은 태안 주민들이 유류유출사고를 당해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수익에서 조금씩 떼어 1인당 20만원씩 경비를 모아 지원봉사 천릿길에 나섰다.

아지매들은 바다가 잔잔해지기를 기다려 22일 오후 울릉도에서 배타고 포항으로 나온 뒤 하루를 자고 다음날 오전 전세버스에 몸을 싣고 이동한 끝에 23일 오후 5시30분께 태안에 도착했다.

이들이 바다 건너 산너머 태안을 찾은 것은 2003년 ‘매미’, 2005년 ‘나비’ 등 2차례 태풍으로 울릉도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을 때 전 국민이 온정을 보내준 데 대한 감사와 보답의 뜻이 담겨있다.

김태분씨는 “매미 때는 파도가 쳐서 오징어건조공장과 집들이 떠내러 가더니 나비 때는 폭우가 내려 동네 집과 자동차들이 절반이나 바다로 떠내러 갔다”며 “그때 자원봉사자들이 전국에서 찾아와 도움을 줘 언젠가 우리도 도우러 가자고 했었는데 이번에 태안에 오게돼 마음이 가볍다”고 했다.

“이장님과 주민분들을 만났는데 참 마음이 짠하대요.”


24일 오후 3시, 허영희(52·남양1리 부녀회장)씨와 아지매들은 “더 도와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힘내시면 머지않아 좋은 날이 올 겁니다”라고 배웅나온 주민들에게 인사한 뒤 집으로 가는 먼길을 되밟았다.

태안/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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