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항쟁 후유장애 고 진아영 할머니 삶터
4·3항쟁 후유장애 고 진아영 할머니 삶터
경찰 총격에 턱 잃은채 한평생…월령리 주민들 ‘적극’
내달말 역사교육 현장 개관…“피해자 잊혀져선 안돼” “무자년 그날, 살려고 후다닥 내달린 밭담 안에서/누가 날렸는지 모를/날카로운 한발에 송두리째 날아가 버린 턱/…/모든 꿈은 먼 바다로 가 꽂히고/어둠이 깊을수록 통증은 깊어지네”(허영선의 ‘무명천 할머니’ 중에서) 20일 오후 선인장 자생지로 유명한 제주시 한경면 월령리의 마을 안길에 들어서자 모진 바람을 견뎌낸 늙은 팽나무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듬성듬성 선인장밭에서는 열매를 따는 아주머니들이 손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을복지회관을 지나 서쪽으로 200여m 정도 들어간 길가의 빛바랜 조그마한 주택에서는 쌀쌀한 날씨에도 제주통일청년회 김남훈 회장과 주민자치연대 회원 박재현(41)씨 등이 지붕에 달라붙어 방수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이 제주4·3 당시인 1949년 1월 30대 중반의 나이에 경찰의 총격으로 턱을 잃은 채 한평생 ‘무명천’으로 턱 주위를 싸매고 말을 하지 못한 채 한평생 살다 2004년 9월 90살의 나이로 이승과 이별한 고 진아영 할머니가 30여년 동안 살아온 삶터다. ‘무명천 할머니’로 더욱 알려진 고인의 삶터가 4·3의 비극을 조명하고 추모하는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보존된다. 김경훈(47·제주도 4·3사업소 전문위원)씨는 “진 할머니의 상처와 삶 자체가 4·3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장례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그냥 넘길 일은 아니라며 기념사업을 추진하다가 주민자치연대가 적극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12월 ‘고 진아영 할머니 삶터 보존위원회’(공동대표 정민구·박용수)가 조직돼 지난 16일부터 본격적인 보수·정비사업에 들어갔다. 방 하나와 부엌이 전부인 7평짜리 주택과 텃밭 등 20평 남짓한 그의 삶터는 담장과 마당, 벽지 등을 보수하고 마당에 잔디를 깔아 가급적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녀의 생애를 기리는 전시콘텐츠 구성은 탐미협 회원이 맡았다. 다음달 20일까지는 모든 작업을 끝내고 3월25일 개관할 예정이다.
삶터 보존에 적극적인 고성환 집행위원장은 “처음에는 동네 박물관 형태로 추진하자고 했으나, 여러차례 논의를 거쳐 할머니가 잠시 외출했다 돌아올 것 같은 형태로 보존하기로 했다”면서 “마을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삶터 보존위원회 공동대표이면서 월령리장인 박용수씨는 “4·3사업이 평화공원 등에만 치우치다 보니까 피해입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거나 소외된 사람들이 많은 것같다”면서 “할머니의 삶터를 역사교육현장으로 활용하고, 선인장 자생지인 월령리의 마을만들기와 연계해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내달말 역사교육 현장 개관…“피해자 잊혀져선 안돼” “무자년 그날, 살려고 후다닥 내달린 밭담 안에서/누가 날렸는지 모를/날카로운 한발에 송두리째 날아가 버린 턱/…/모든 꿈은 먼 바다로 가 꽂히고/어둠이 깊을수록 통증은 깊어지네”(허영선의 ‘무명천 할머니’ 중에서) 20일 오후 선인장 자생지로 유명한 제주시 한경면 월령리의 마을 안길에 들어서자 모진 바람을 견뎌낸 늙은 팽나무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듬성듬성 선인장밭에서는 열매를 따는 아주머니들이 손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을복지회관을 지나 서쪽으로 200여m 정도 들어간 길가의 빛바랜 조그마한 주택에서는 쌀쌀한 날씨에도 제주통일청년회 김남훈 회장과 주민자치연대 회원 박재현(41)씨 등이 지붕에 달라붙어 방수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이 제주4·3 당시인 1949년 1월 30대 중반의 나이에 경찰의 총격으로 턱을 잃은 채 한평생 ‘무명천’으로 턱 주위를 싸매고 말을 하지 못한 채 한평생 살다 2004년 9월 90살의 나이로 이승과 이별한 고 진아영 할머니가 30여년 동안 살아온 삶터다. ‘무명천 할머니’로 더욱 알려진 고인의 삶터가 4·3의 비극을 조명하고 추모하는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보존된다. 김경훈(47·제주도 4·3사업소 전문위원)씨는 “진 할머니의 상처와 삶 자체가 4·3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장례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그냥 넘길 일은 아니라며 기념사업을 추진하다가 주민자치연대가 적극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12월 ‘고 진아영 할머니 삶터 보존위원회’(공동대표 정민구·박용수)가 조직돼 지난 16일부터 본격적인 보수·정비사업에 들어갔다. 방 하나와 부엌이 전부인 7평짜리 주택과 텃밭 등 20평 남짓한 그의 삶터는 담장과 마당, 벽지 등을 보수하고 마당에 잔디를 깔아 가급적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녀의 생애를 기리는 전시콘텐츠 구성은 탐미협 회원이 맡았다. 다음달 20일까지는 모든 작업을 끝내고 3월25일 개관할 예정이다.
삶터 보존에 적극적인 고성환 집행위원장은 “처음에는 동네 박물관 형태로 추진하자고 했으나, 여러차례 논의를 거쳐 할머니가 잠시 외출했다 돌아올 것 같은 형태로 보존하기로 했다”면서 “마을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삶터 보존위원회 공동대표이면서 월령리장인 박용수씨는 “4·3사업이 평화공원 등에만 치우치다 보니까 피해입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거나 소외된 사람들이 많은 것같다”면서 “할머니의 삶터를 역사교육현장으로 활용하고, 선인장 자생지인 월령리의 마을만들기와 연계해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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