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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 풍경] ‘겨울갈매기, 꼭 돌아와라 부산항에’

등록 2008-02-29 00:26

지난해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 갈매기 환송제 공연 장면.  갈매기 친구들 제공.
지난해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 갈매기 환송제 공연 장면. 갈매기 친구들 제공.
환송제 준비하는 ‘갈매기 친구들’
오호츠크해서 온 갈매기들에 겨우내 먹이 챙겨줘
내달 2일 광안리 백사장서 공연·사진전 등 행사
북태평양 오호츠크해나 알래스카 연안에서 부산 바닷가를 찾아 겨울을 난 재갈매기, 괭이갈매기, 검은머리갈매기 등 철새갈매기들이 요즘 다시 제 고향으로 떠날 채비에 바쁘다.

“지난 일요일 먹이를 다 주고 나오려는데 갈매기들이 평소 못 보던 비행을 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모두 저리 비행하는 건 처음 본다고 한마디씩 하는데. 전 얘들이 먼 길을 떠나는 걸 암시한다고 짐작했죠.” 지난해 11월부터 넉달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서 이른 아침 이들 갈매기의 먹이를 챙겨온 ‘갈매기 친구들’ 배정선 회장의 말이다.

갈매기 친구들이 다음달 2일 오전 10시 광안리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13번째 갈매기 환송제를 연다. 지난해 11월께 부산 광안리와 해운대 등 바닷가를 찾아 겨울을 난 뒤 봄을 앞두고 다시 북태평양 오호츠크해나 알래스카 연안으로 떠나려는 철새갈매기들을 배웅하는 자리다.

이날 환송제에서는 갈매기 친구들 회원들이 바다에 통통배를 띄워 갈매기들에게 마지막 먹이를 주고, 환송시 낭송과 어린이 동화 구연을 비롯해 와이엠시에이(YMCA) 어린이 무용단과 장산민속예술원 공연, 통기타와 색소폰·오카리나 연주 등이 함께 펼쳐진다. 백사장에서 또 갈매기 사진들을 전시하는 야외 설치전 ‘시걸전’도 마련된다.

또 다음달 3일부터 4월30일까지 지하철 광안역 로비에선 ‘겨울바다. 바다새’를 주제로 한 사진 전시회도 열린다.

부산 광안리 바닷가의 갈매기떼.  갈매기 친구들 제공.
부산 광안리 바닷가의 갈매기떼. 갈매기 친구들 제공.
갈매기 친구들 회원 50여명은 10여년 전부터 이들 갈매기들이 부산에서 겨울을 나는 넉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일찍 광안리 해변 활어센터 횟집에서 생선 껍질과 알, 내장, 잔생선과 죽은 생선 따위를 얻어 먹이로 주고 있다. 갈매기 친구들의 이런 활동은 2006년 작고한 오건환 부산대 교수가 20여년 전 소나무와 모래와 새들의 낙원이었던 광안리 바닷가가 주변의 급속한 도시화에 따라 삭막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안타까워 하다 잘 알고 지내던 근처 활어횟집에서 버려지는 생선 찌꺼기들을 모아 갈매기들에게 주면서 비롯됐다.

갈매기 친구들 배정선 회장은 “사람들은 휴대전화가 있어 시시각각 연락할 수 있지만, 새들은 달리 연락할 방법이 없어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먹이를 들고 나가야 한다던 오 교수님의 말씀이 새롭다”고 회고했다. 그는 “새벽 6시쯤이면 백사장에 모이기 시작해 횟집이 있는 도로 쪽을 뚫어져라 주시하죠. 먹이 실은 차가 들어서면 한꺼번에 질러대는 환호성 소리에 온 바닷가가 들썩입니다.”라고 갈매기들에게 먹이 줄 때의 감회를 이렇게 말했다.

올해 처음 갈매기 친구가 된 대학생 송재욱(25)씨도 “평소 야구장에서 응원가로나 불러봤던 ‘부산 갈매기’들에게 동트기 전 이른 새벽 먹이를 주며 투수와 포수가 서로 호흡을 맞추듯 함께 하다보면 그들도 나한테 뭔가를 되돌려준 듯한 그 기분을 말로 다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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