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동구 충장로 옛도심에 있는 광주극장에 들르면 예술영화 감상 뿐 아니라 영사실· 임검실(현장검열 경관 좌석)·손간판 견학, 신인 감독·배우 만남 등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73년 전통 예술전용관 ‘광주극장’
20~70대 단골·온라인 회원 3천여명 ‘나만의 사랑방’
8년째 작품성 ‘한길’…오늘부터 영화제 수상작 개봉 “서울에 있을 땐 엄마만큼 그리웠어요.” “다른 욕심은 없고 이 극장에서 일하고 싶어요.” 5일 저녁 광주시 동구 충장로 4가 광주극장(대표 최용선). 극장 들머리에 있는 관람객 게시판에는 ‘광주극장이 있어 행복하다’ ‘언제와도 너무 멋있다’ ‘오래오래 올 수 있기를…’ 따위 문구를 적은 오색 편지 100여장이 눈길을 끌었다. 실내 공기가 다소 썰렁해 관객들은 극장쪽이 제공한 두툼한 담요를 들고 관람석으로 올라갔다. 이날은 6시 <밤과 낮>에 3명, 8시40분 <화영연화>에 13명이 들었지만 영사기는 제시간이 되자 어김없이 돌아갔다. 민혜성(23)씨는 “조용하게 집중할 수 있어 좋다”며 “저녁을 거른 채 두 편을 잇따라 보기도 한다”고 애정을 표시했다. 박진성(34)씨는 “2년 전 번개모임 뒤 혼자서도 자주 들른다”며 “영화도 다양하고 스크린도 커서 만족하지만 극장이 돈벌이를 못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보탰다. 이 극장의 관객층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3년 전 개설한 광주극장 카페(cafe.naver.com/cinemagwangju.cafe)에 회원 2600여명이 가입할 정도다. 몇년째 열람용 영화잡지 수백권을 기증한 60대 교사를 비롯해 열광팬만 400여명에 이른다. 광주극장은 1935년 개관한 이래 73년 전통을 이어왔다. 일제 때는 <춘향전> <장화홍련전> <무정> 등 한국영화를 주로 돌렸고, 해방 이후 해방축하 공연, 건준·족청 결성식, 김구선생 강연회 등이 열렸다. 50년대부터 줄곧 개봉관의 명맥을 유지했으나, 2000년대 들어 복합상영관 바람이 불면서 2002년 예술영화 전용극장을 선언했다. 8년째 ‘다양성과 작품성’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상업성과 흥행성’에 맞서는 문화실험을 해왔다. 이 극장은 가로 17m 세로 8m 짜리 대형 스크린과 2층 규모의 관람석 862석을 설치한 대형관이다. 통상 100~200석에 그치는 예술영화관에 견주어 규모가 큰 탓에 수지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극장 김형수(39) 이사는 “영화를 한 편 올리면 2주 정도 상영하는데 평균 1000여명이 관람한다”며 “광주에만 스크린이 100여개가 넘는 상황인데도 차츰 관람객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좋은 영화로 보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극장이 손익분기점인 한 달 평균 관객 5000명 돌파를 목표로 2007년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을 모아 잇따라 개봉한다. 7일에는 <잠수종과 나비>(칸영화제 감독상),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유럽바바리안영화제 남우주연상)를 선보인다. 14일에는 <4개월, 3주…그리고 2일>(칸영화제 황금종려상), 21일에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와 <데어 윌 비 블러드>(〃, 남우주연상·촬영상) 등을 준비한다. (062)224-5858.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광주극장 제공
8년째 작품성 ‘한길’…오늘부터 영화제 수상작 개봉 “서울에 있을 땐 엄마만큼 그리웠어요.” “다른 욕심은 없고 이 극장에서 일하고 싶어요.” 5일 저녁 광주시 동구 충장로 4가 광주극장(대표 최용선). 극장 들머리에 있는 관람객 게시판에는 ‘광주극장이 있어 행복하다’ ‘언제와도 너무 멋있다’ ‘오래오래 올 수 있기를…’ 따위 문구를 적은 오색 편지 100여장이 눈길을 끌었다. 실내 공기가 다소 썰렁해 관객들은 극장쪽이 제공한 두툼한 담요를 들고 관람석으로 올라갔다. 이날은 6시 <밤과 낮>에 3명, 8시40분 <화영연화>에 13명이 들었지만 영사기는 제시간이 되자 어김없이 돌아갔다. 민혜성(23)씨는 “조용하게 집중할 수 있어 좋다”며 “저녁을 거른 채 두 편을 잇따라 보기도 한다”고 애정을 표시했다. 박진성(34)씨는 “2년 전 번개모임 뒤 혼자서도 자주 들른다”며 “영화도 다양하고 스크린도 커서 만족하지만 극장이 돈벌이를 못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보탰다. 이 극장의 관객층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3년 전 개설한 광주극장 카페(cafe.naver.com/cinemagwangju.cafe)에 회원 2600여명이 가입할 정도다. 몇년째 열람용 영화잡지 수백권을 기증한 60대 교사를 비롯해 열광팬만 400여명에 이른다. 광주극장은 1935년 개관한 이래 73년 전통을 이어왔다. 일제 때는 <춘향전> <장화홍련전> <무정> 등 한국영화를 주로 돌렸고, 해방 이후 해방축하 공연, 건준·족청 결성식, 김구선생 강연회 등이 열렸다. 50년대부터 줄곧 개봉관의 명맥을 유지했으나, 2000년대 들어 복합상영관 바람이 불면서 2002년 예술영화 전용극장을 선언했다. 8년째 ‘다양성과 작품성’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상업성과 흥행성’에 맞서는 문화실험을 해왔다. 이 극장은 가로 17m 세로 8m 짜리 대형 스크린과 2층 규모의 관람석 862석을 설치한 대형관이다. 통상 100~200석에 그치는 예술영화관에 견주어 규모가 큰 탓에 수지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극장 김형수(39) 이사는 “영화를 한 편 올리면 2주 정도 상영하는데 평균 1000여명이 관람한다”며 “광주에만 스크린이 100여개가 넘는 상황인데도 차츰 관람객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좋은 영화로 보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극장이 손익분기점인 한 달 평균 관객 5000명 돌파를 목표로 2007년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을 모아 잇따라 개봉한다. 7일에는 <잠수종과 나비>(칸영화제 감독상),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유럽바바리안영화제 남우주연상)를 선보인다. 14일에는 <4개월, 3주…그리고 2일>(칸영화제 황금종려상), 21일에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와 <데어 윌 비 블러드>(〃, 남우주연상·촬영상) 등을 준비한다. (062)224-5858.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광주극장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