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송아지값 오르고, 고기소값은 떨어지고
“마리당 10만원 넘게 밑져”…정부 대책 시급
“마리당 10만원 넘게 밑져”…정부 대책 시급
한우 농가들이 사료값과 송아지값은 오르고 고기소값은 떨어지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1일 충남 홍성 우시장의 고기소 거래가는 ㎏당 7100원으로 한 달 전 8100원 보다 1천원 떨어졌다.
이인세(73·홍성 구항면)씨는 “8000원대를 유지하던 ㎏당 가격이 지난 주에 7600원으로 떨어져 소를 안 팔았는데 오늘은 더 떨어졌다”며 “어쩔 수 없이 소를 팔았는데 송아지값과 사료값을 따지면 마리당 10만원 넘게 손해본 꼴”이라고 한숨지었다.
고기소값이 떨어진 이유는 사료값이 급등하자 농가들이 출하 시기를 앞당긴 데 따른 것으로, 이날 홍성 우시장에는 평소 70~80마리보다 배가 많은 150여 마리가 출하됐다.
홍성축협은 “지난해 여름 5600~6300원 하던 생후 10~20개월 비육우용 사료(20㎏ 1포대 기준)가 8400원으로 올랐다”며 “국제곡물가 인상 여파로 사료값은 올해 2차례 이상 오를 전망이어서 축산 농가들의 고기소 출하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기소 거래가 하락에도 송아지 값은 지난해 140만원대에서 이날 현재 수송아지가 200만원대에 팔리는 등 평균 180만원으로 올랐다.
축산 농민들은 “송아지 값이 오른 것은 돼지값 역시 적정생산비를 크게 밑돌고 돼지 사료값도 8개월 새 40% 이상 올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돈협회 홍성지부 박승구(55) 지부장은 “현재 돼지값은 100㎏ 1마리가 19만원선으로 적정생산비 25만원에 미치지 못하는데 사료값은 8개월 새 1포대(25㎏)가 80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올랐다”며 “축사 등 시설을 놀릴 수는 없고 소는 풀이라도 먹여 키울 수 있으니 돼지를 키우던 농가들이 송아지를 입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농 심성구(51·홍성 광천)씨는 “사료값 부담을 줄이려고 놀리던 땅에 보리와 호밀을 심었다”며 “땅이 있는 축산 농민들은 그나마 대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농가는 파산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한우협회 홍성지부 김봉수(56) 지부장은 “고기소값이 ㎏당 8천원선을 유지하고 사료값도 7천원대가 돼야 한우 농가들이 버틸 수 있다”며 “국제 곡물 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 만큼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축산 파동을 막을 수 있다”고 촉구했다.
홍성/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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