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삼례씨
방제 인력·장비 없고 의료진·돈 없고…
30년전 정착 두삼례씨 하소연
30년전 정착 두삼례씨 하소연
“섬 사람들이 겪은 원유유출사고는 육지보다 더 심각해요. 바다가 논이고 밭이거든요.”
충남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 주민 두삼례(57)씨 14일 “섬 사람들에게 바다 오염은 살 길이 없어졌다는 의미”라고 걱정했다.
두씨는 가의도가 좋아서 30년 전 이곳에 정착한 서울내기로, 기름덩이가 섬을 덮친 사고 다음날 부터 해변에서 기름을 치웠다.
그는 “주민들 일을 돕다 크게 다친게 인연이 돼 이곳에서 평생을 살게 됐다”며 “주민 생계 수단은 바다에서 홍합과 톳을 따고, 고기잡는 것인데 섬의 오염이 심각하고 방제 현실도 열악하다”고 전했다.
또 “몇년 전까지는 멸치를 말리고 나르는 일을 해 돈을 벌기도 했으나 멸치공장 하던 이가 육지로 이사가면서 고기잡이와 홍합 채취 외에는 다른 소득수단이 없다”며 “서산육쪽마늘씨 재배는 땅덩이가 작아 큰 밭 갖고 있는 주민이 연 100만원 벌까 말까 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지 100일 동안 가의도는 4가지가 없는 ‘4무섬’이 됐단다. △배상관련 정보 △방제 인력·장비 △의료진 △돈이 없다는 뜻이다.
이곳은 섬이고 선착장 시설도 열악해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많이 미치지 못했다. 주민 대부분이 70~80대 고령이어서 배상 정보를 접하거나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 지원은 한달 꼴로 들르는 병원선이 주는 알약이 고작이다. 돈이 필요한 주민들은 뭍에 나가 아는 이들에게 빌려 쓴다고 했다.
그는 “사실상 45호 70여명의 주민이 방제 인력의 전부”라며 “연세많은 어르신들이라서 병치레가 잦고 겨우내 방제작업을 하느라 감기 몸살과 두통, 피부질환도 적지 않은데 참고 지낸다”고 마음 아파했다.
“섬이 동서로 길어 남하하던 기름이 이 섬에 많이 붙어 피해가 큰데도 지난번 생계비는 호당 300여만원에 그쳤어요. 당장 방제장비와 의료지원이 절실합니다.” 그녀는 생계걱정을 하지 않던 지난 12월7일 이전이 그립다며 갯닦이를 하는 주민들을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가의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섬이 동서로 길어 남하하던 기름이 이 섬에 많이 붙어 피해가 큰데도 지난번 생계비는 호당 300여만원에 그쳤어요. 당장 방제장비와 의료지원이 절실합니다.” 그녀는 생계걱정을 하지 않던 지난 12월7일 이전이 그립다며 갯닦이를 하는 주민들을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가의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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