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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서울거리 ‘디자인 단장’도 좋지만…

등록 2008-03-24 21:57

서울시는 24일 기존 10곳의 ‘디자인 서울거리’에 이어 종로구 삼청동길 등 20곳을 추가로 선정했다. 사진은 새로 디자인 서울거리로 조성되는 종로구 삼청동길의 조성 전과 후.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24일 기존 10곳의 ‘디자인 서울거리’에 이어 종로구 삼청동길 등 20곳을 추가로 선정했다. 사진은 새로 디자인 서울거리로 조성되는 종로구 삼청동길의 조성 전과 후. 서울시 제공
삼청동 등 20곳 추가지정
서울시는 24일 ‘디자인 서울거리’를 추가로 20곳 지정했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의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인 디자인 거리는 거리의 구성 요소를 통합 디자인해 도시 외관 수준을 한단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와 소통’ ‘삶과 지역문화’가 공존하는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애초 목적과 달리 서울시의 전시행정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업 수년 걸리는데…10월 디자인올림픽까지 끝낸다?
시민 참여 한다더니…현재 주민협의체 구성된곳 1곳뿐

■ 행사 날짜에 맞춘 조급함=애초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10개의 디자인 거리를 오는 11월에 완료하고 2008년 10곳, 2009년 5곳 등을 추가 선정해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런 계획은 시가 오는 10월 ‘서울디자인올림픽’을 열면서 앞당겨졌다. 기존 거리의 완료 시점은 9월로 당겨졌고, 한꺼번에 20곳을 새로 선정했다. 수년이 걸려야 할 공공사업이 행사를 앞두고 급하게 진행된 것이다.

한 자치구 실무 공무원은 “청계천 주변 간판을 개선하는 데 2년이나 걸렸는데 간판, 보도블록, 가로수 등 거리 전체를 수개월만에 문화 공간을 바꿔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임석재 이화여대 교수(건축학)도 “공장 물건 납품하듯 기일을 정해놓으면 행사할 때는 반짝거리겠지만, 사후에 문제를 낳고, 예상도 낭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영걸 서울시 디자인본부장은 “서울디자인올림픽에 맞추겠다는 목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업에 대한 중간평가가 좋아 좀더 시기를 앞당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 시민의 참여가 없다=서울시는 애초 디자인 거리를 조성하는 데 주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주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디자인 서울거리 추진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디자인이 완성되고 공사를 눈 앞에 둔 현재까지도 주민 협의체가 구성된 곳은 1곳뿐이다. 박성근 도시경관담당관은 “10곳 가운데 관악구가 구성을 완료했고, 나머지는 구성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거리 디자인 설계 과정에서는 주민들이 배제되고 있다. 강남구의 한 실무 공무원은 “디자인은 전문 분야여서 주민들이 과정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며 “디자인이 완성된 뒤 민간 소유 땅이 있으면 협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구의 실무 공무원도 “이미 주요 내용을 서울시에서 결정했기 때문에 주민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고 해도 반영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디자인 거리 사업의 전체 사업비 가우데 디자인 비용은 10%에 불과하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계획학)는 “서울시의 행정에서 시민들은 사라지고, 공무원들의 개발 문화만 남아있다”며 “오세훈 시장이 지나치게 자신의 의지만 반영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영걸 본부장은 “서울시의 행정은 오랜 관행과 절차가 있기 때문에 한번에 파격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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