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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보령 섬들 아직도 “기름과 전투중”

등록 2008-03-24 21:59

박종학 보령유류피해대책위 집행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3일 충남 보령 대길산도 해변에서 민변 법률지원단 여운철 변호사에게 기름에 잠긴 돌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박종학 보령유류피해대책위 집행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3일 충남 보령 대길산도 해변에서 민변 법률지원단 여운철 변호사에게 기름에 잠긴 돌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사고 100여일 지났지만 피해 여전
섬이라 방제·복구 어려움 삼중고
“자원봉사 도움 절실” 호소
“아이구 기름이 그대로 있네요.”

23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 대길산도 몽돌해변은 100여일 전 몰아친 원유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대길산도는 대천항에서 외연도 쪽으로 53㎞ 떨어진 무인도로,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수석의 보고이자 갯바위 낚시로 유명하다.

해변의 돌들은 기름파도 흔적이 그대로 말라 있고 돌 사이로 타르가 덩어리를 이뤘다. 일부 돌들은 날씨가 더워지자 침하됐다 솟아난 기름에 검은 꽃이 핀 듯 반들거렸다. 타르 덩어리는 갯바위, 암벽과 접해 있는 해변에 많았다. 돌을 뒤집지 않았는데도 기름 냄새가 심하게 풍겼고 파도에 자갈이 무너진 곳은 잿더미처럼 스며들었던 기름이 모습을 드러냈다.

섬을 둘러보던 박종학 보령유류피해대책위원회 사무집행위원장이 돌을 들어올리자 검은 물이 주르륵 흘렀다.

“정확한 집계가 안돼서 조심스럽지만 피해 면적은 태안보다 보령이 더 넓을 수도 있습니다.”

박 집행위원장은 “대길산도 주변에만 전복과 홍합 양식장이 30㏊(약 29만㎡)에 달한다”며 “특히 대길산도 홍합 양식장은 껍질이 노란색인 우리나라 토종 홍합을 되살리는 실험 양식이 진행되던 곳이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80여개를 넘는 섬 가운데 30여곳 이상이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15곳 이상은 피해 규모가 크다”고 덧붙였다.


ㄴ손해사정 박정규(47) 손해사정사는 타르덩어리를 바닷물에 넣어 유막 형성 여부를 살펴본 뒤 “보령지역 섬, 특히 무인도들은 대부분 방제 손길이 미치지 못해 대길산도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준희 보령시장은 “보령은 피해지역이 섬이어서 방제하기도, 기름을 회수하기도, 방제물품을 이동하기도 어려운 3중고를 겪고 있다”며 “가고싶은 섬으로 선정된 외연도 등 보령의 섬지역 3천여 주민들은 아직도 기름과 전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장훈씨 등 2만5천여 자원봉사자들이 방제에 큰 도움을 줬지만 기름은 곳곳에 남아있다”며 “앞으로 한달 동안 집중방제에 나설 계획인데 국민 참여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달 15일까지 보령유류피해대책위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면허어업 195건 △허가어업 1181건 △신고어업 8320건 등 9825건이다. 보령피해대책위는 “현재 어업 1333건을 비롯한 서비스업 부문 피해자 등 3천여건이 추가 접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했다.

대길산도(=보령)/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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