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60주년 위령제 행사에 참석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이명박 대통령의 위령제 참석이 무산됐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31일 오전 제주시 을 선거구에 나서는 한나라당 부상일 후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이 60주년 위령제 행사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60주년 4·3위령제 행사에 이명박 대통령의 참석을 강력히 추진했었으나 막판에 신중론으로 돌아섰다”며 “안보단체들의 반발과 요즘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총선을 앞두고 이념 논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단 보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제주지역에서는 4·3유족회와 지역 정치권에서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60주년 4·3위령제 참석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특히, 최근 들어 전국 일간지에 ‘국가 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 중앙위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제주4·3평화기념관 개관은 연기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가 실리는가 하면, 교과서포럼의 <대안교과서>에서도 4·3사건을 ‘남로당 좌익 세력의 반란’이라고 규정하는 등 민주화 이전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터에 이 대통령이 위령제에 불참하게 됨에 따라 4·3운동의 위축과 ‘제주 홀대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원 의원은 “대통령이 각 지역을 돌면서 지역개발 공약을 말하는 데 총선과 관련한 오해가 있다”며 “대통령도 제주에 오고 싶어하고 있고, 총선이 끝난 뒤 제주도에 대한 정책을 발표하면 홀대론 생각은 갖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우익단체들의 반발은 과거 정부에서도 꾸준히 제기됐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이미 청와대에서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분석을 밝혔으며,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과 민노당 후보까지 이 대통령의 위령제 참석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하거나 양해했다는 점에서 원 의원의 해명은 궁색하다는 분위기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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