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히어로즈와 엘지트윈스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지난 10일 밤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외야석 조명탑 너머로 주변 아파트들이 보인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인근 주민들 “소음·불빛 피해” 대책 요구
관중들은 “경기장서 마음껏 응원도 못해”
관중들은 “경기장서 마음껏 응원도 못해”
서울 양천구 목1동 목동야구장에서 지난 8일 열린 우리히어로즈와 엘지트윈스의 프로야구 경기에서는 여느 구장에서 들을 수 있는 막대풍선이나 북 소리 등이 없었다. 이웃 지역 주민들이 민원을 내 목동야구장 관리사업소, 우리 야구단 등이 관중들에게 응원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야구장 주변은 아파트 지역이므로 조용히(함성, 타악기, 음향시설 자제) 관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 주민·양천구청 “야구장에 방음벽을”=양천구 목5동 아파트는 야구장과 8차선 도로를 사이로 120m 가량 떨어져 있다. 목동야구장이 우리히어로즈의 홈 구장이 돼 지난 1일부터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자 아파트 주민들은 구청과 서울시에 소음과 조명에 대해 여러 차례 민원을 냈다.
양천구청이 실제 측정한 결과를 보면, 야구 경기가 열릴 때의 소음은 사회 통념상 사람이 참을 수 있는 소리(65㏈)를 훌쩍 넘는다. 지난 1일에는 최고 73㏈을 기록했다. 다만 이곳은 고속도로와 가까워 평소에도 68㏈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주민 조아무개(51)씨는 “경기가 있으면 북소리와 응원 소리가 엄청 크게 들린다”며 “공부하는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불평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안아무개(45)씨도 “함성이 시끄럽고, 불빛이 너무 환해서 주거상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청은 지난 3월 서울시에 방음벽 설치를 2차례 요청했다. 서완수 서대문구 맑은환경과장은 “지역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소음을 측정했는데 높은 수치가 나왔다”며 “소음 방지 대책을 시에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 야구 관중들 “맘 놓고 경기 즐기고파”=계속되는 이웃 주민들의 민원으로 야구장에서는 큰 소리가 자주 새나오지는 않는다. 8일 열린 경기에서는 우리와 엘지 야구단 모두 스피커 볼륨을 줄였고, 마이크를 껐고, 북은 치지 못했다.
1년에 야구장을 70~80회 찾는다는 우리 야구단의 팬 신용식(31)씨는 “조용히 응원하라고 해서 야구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며 “주민들 처지도 이해하지만 돈을 내고 즐기러온 관중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엘지 야구단 팬 정재현(29)씨도 “응원 소리를 제대로 못 내는데다 음악 소리마저 작아져 야구 보는 맛이 없다”며 “방음벽을 만들든지 해서 맘 놓고 야구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 서울시·구단 “아직 뾰족한 대책 없어”=목동야구장에 방음벽 설치 등 대책이 나오는 데는 꽤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재정 서울시 체육시설 관리사업소장은 “소음에 대해서는 응원단 스피커 방향 바꿈, 타악기 사용 자제 등 1차 조처를 했다”며 “방음벽은 수십억원이 필요한 공사여서 먼저 소음 수준을 측정하고, 이에 따른 예산 확보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동야구장을 쓰고 있는 우리 야구단 역시 적극적이지 않다. 김기영 우리 야구단 홍보과장은 “현재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매일 임대를 하는 형편이어서 방음벽 설치 등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노준 우리히어로즈 단장은 “구로구 고척동 야구장이 2010년 3월 완공 예정이지만, 이 곳의 주변환경이 좋은 편이라서 실제로 옮겨갈지는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구단은 올 시즌 목동 야구장에서 63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