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단체 기자회견장서 구호판 철거 요구해 설전
“정권이 바뀌었다고 경찰의 태도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바뀔 수 있는 겁니까?” “이건 정권하고 아무 관련 없는 겁니다.”
15일 오전 10시께 부산 연제구 연산5동 부산시청 앞 광장에선 기자회견을 하려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이들을 에워싼 경찰들 사이에 한동안 설전이 벌어졌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쪽위원회 부산본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및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려 하자 경찰들이 몰려와 단체 회원들이 들고 있던 구호판을 치울 것을 요구한 것이다.
단체 회원들은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나 집회 때 흔히 볼 수 있는 구호판을 놓고 경찰이 갑자기 과잉대응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고, 경찰은 “구호판 없이도 기자회견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맞섰다. 이어 단체 회원들은 “경찰이 지금까지 아무 문제를 삼지 않다 정권이 바뀌자 갑자기 태도를 바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항의했고, 경찰도 단체 회원들을 에워싼 채 “단순 기자회견이 아닌 불법집회에 대해선 엄중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날 단체 회원들이 들고 있던 구호판에는 “대북 압박 동조는 통일의 걸림돌이다” “미군기지 이전비 한국 부담 절대 불가” ”군력 증강 한미동맹 한반도 평화 위협한다”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6·15 부산본부는 이날 결국 경찰들이 에워싼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해, 이 대통령에게 “한미정상회담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내용의 회견문을 낭독한 뒤 서둘러 회견을 끝냈다.
지난 3일에도 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 부산본부가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부운하 건설 및 특별법 제정 반대서약서에 서명한 지역 국회의원 후보 명단을 발표한 뒤 서둘러 해산할 것을 종용하는 경찰들과 단체 회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빚어졌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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