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바로 전날 통보·대책위 15명중 13명 정부쪽
“밀어붙이기 의혹”에 관계자 “급하게 만들어” 해명
“밀어붙이기 의혹”에 관계자 “급하게 만들어” 해명
정부가 태안지원특별법 시행령을 제정하면서 공청회 일정을 하루 전에 피해주민에게 통보하고 총리 산하 특별대책위에 주민이 거의 배제 되는 등 절차와 내용에서 큰 흠집을 보여 피해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보령지역 유류피해대책위 박종학 집행위원장은 16일 “공청회 일정을 개최 하루 전에 통보받아 1만여 피해신고 주민의 의견을 모을 시간도 없었다”며 “주민들의 절박한 의견 수렴 등과는 관계없이 정부안을 밀어붙이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고 절차상 흠집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오후 보령문예회관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부와 국토해양부의 ‘특별법 시행령 보령 홍성 서천 주민공청회’는 보령대책위의 참여 거부로 비수산분야 주민 60여명만이 참석했고, 이날 오전 태안에서 열린 공청회도 예상과는 달리 300여명만이 참여했다.
또 시행령에 포함될 15명 이내로 꾸려지는 총리 산하 특별대책위 등에 총리, 장관 등이 13명이나 차지해 사실상 피해지역 주민대표는 배제돼 누굴 위한 대책기구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최한진 태안피해대책위연합회 사무국장과 정석래 서산피해주민대표는 “충남도와 태안군의 건의를 모두 무시한 시행령안”이라며 “특별대책위 및 조정위에 주민대표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주민 법률지원을 맡은 여운철 변호사도 “시행령은 정부가 피해주민에게 지급하기로 한 대 지급금(선 지급금)의 지급시기와 액수 등을 구체화하기는커녕 이를 특별대책위에 재위임했다”며 “그러나 특별대책위에는 주민대표가 거의 없어 정부 일방적인 기구가 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보령대책위도 성명을 통해 “특별대책위 및 실무주관기구인 조정위 구성과 선 지급금 규정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5월 임시국회에서 특별법 개정 △특별법 개정에 주민여론 충분히 수렴 △특별법 개정과 동시에 시행령안을 만들되 공청회는 피해주민과 상의해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국토해양부 황종우 과장은 “급하게 시행령을 만들다 보니 주민 요구를 담지 못했다”며 “장관 등으로 구성 되는 대책위원회에서 토론을 거쳐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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