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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서울 한복판에 ‘자연 닮은’ 저층아파트

등록 2008-04-24 23:59

 일본 지바현의 마쿠하리 베이타운의 저층 아파트.
일본 지바현의 마쿠하리 베이타운의 저층 아파트.
이화동 구릉지에 최고5층 181가구 재개발 결정
“조망권 보장 위해”…북한산 주변 정비에도 영향
6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시대에 5층의 저층 아파트가 다시 등장했다. 서울 종로구 이화동 일대 구릉지에는 5층의 저층 아파트와 테라스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지난 23일 도시·건축 공동위원회를 열어 종로구 이화동 이화 제1주택 재개발정비구역안을 가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애초 이 곳에는 11층 높이의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시의 반대에 따라 최고 5층의 7개 동(181가구)이 들어서는 것으로 변경됐다. 시민들의 조망권을 보장하기 위해 구릉지에 저층 아파트를 짓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이 곳이 서울성곽과 낙산공원에 가까이 있어 역사·자연 환경에 대한 조망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민주 도시관리팀장은 “그동안 구릉지난 산 주변의 재개발 아파트도 지역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15층 정도로 지어져 산의 모습을 해쳤다”며 “시민들의 조망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만든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저층으로 짓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화동 구릉지 1만5278㎡에는 용적률 168.78%, 건폐율 56.19%를 적용해 저층형 130가구와 스튜디오형(원룸형) 43가구, 테라스하우스형(각 집마다 테라스를 가진 경사형 연립 주택) 8가구 등이 지어질 예정이다.

사진은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8층짜리 다코타 아파트
사진은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8층짜리 다코타 아파트
이번 서울시의 결정은 앞으로 서울의 구릉이나 산 주변 재개발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산 주변 홍은동, 정릉동, 성북동 구릉지에서 재개발이 추진중이다. 조민주 팀장은 “이화동과 비슷한 상황의 다른 지역들도 산의 풍경을 살릴 수 있게 낮은 층수로 짓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구릉지에 고층 아파트를 짓지 않고, 지형 조건에 맞게 저층으로 짓는 것은 굉장히 좋은 방향”이라면서도 “낙산이나 서울성곽은 역사·문화 환경이므로 저층으로 짓더라도 신중하고 사려깊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권문성 아뜰리에17 대표는 “당연히 옳은 방향이기는 하지만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어 시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먼저 역사·자연 경관을 보호와 사유재산권 보호 사이에서 큰 원칙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층 가량의 저층 아파트는 1960~70년대 한국에 아파트가 도입될 때 일반적인 높이였다. 한국 최초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 아파트도 5층으로 지어졌고, 그밖의 초기 아파트 대부분이 5층이었다. 그러나 1983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16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아파트 층수는 급격히 높아져 2000년대에 지어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와 서울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 1차 주상복합은 69층에 이르렀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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