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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 풍경] 백제도깨비 신라도깨비 나와라 뚝딱

등록 2008-05-01 18:06수정 2008-05-01 19:45

백제도깨비  / ‘도깨비 지킴이’ 김성범씨
백제도깨비 / ‘도깨비 지킴이’ 김성범씨
‘도깨비 지킴이’ 김성범씨 광주서 전시회
동화·조각·동요로 10여년 되살려
청동·점토로 빚은 형상 25점 선봬
“최고 문화자원…뿌리 복원할 것”

“백제도깨비 나와라 뚝~딱, 신라도깨비 나와라 뚝~딱”

아동문학가 김성범(45)씨가 1~10일 광주시 북구 중흥동 북구향토문화센터 자미갤러리에서 도깨비 전시회를 펼친다. 김씨는 10여년 전부터 우리 문화의 보물창고인 ‘도깨비’에 심취해 동화를 쓰고 조각을 하고 동요를 만들어온 도깨비 지킴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우습고 귀엽거나 무섭고 심술궂은 도깨비 형상 25점을 만날 수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5천년 동안 설화 전설 민담에 등장하는 말썽쟁이 심술쟁이 요술쟁이 도깨비들을 두루 모았다. 요술 방망이를 비켜들고 있는 ‘도깨비 대장’과 엉덩이 사이로 머리를 들이민 ‘거꾸로 보기’를 비롯해 다양한 표정과 생생한 몸짓을 지닌 도깨비들이 친근하기만 하다. 높이 10~100㎝ 규모의 소품이지만 애초 정형한 모습이 없었던데다 청동 점토 등으로 표정을 빚어야하기 때문에 작품마다 석달 남짓 정성을 들여야 했다.

남원 실상사 백장암의 삼층석탑 탑신의 문양을 따온 통일신라 도깨비.  두개의 뿔, 이마의 백호, 방울 목걸이, 왼손의 도끼가 특이하다. 도깨비는 도끼를 든 나비였다는 속설도 있다.
남원 실상사 백장암의 삼층석탑 탑신의 문양을 따온 통일신라 도깨비. 두개의 뿔, 이마의 백호, 방울 목걸이, 왼손의 도끼가 특이하다. 도깨비는 도끼를 든 나비였다는 속설도 있다.
특히 ‘백제도깨비’와 ‘신라도깨비’는 고증과 제작에 심혈을 기울여 최초로 선을 보이는 작품이다. 백제도깨비는 부여에서 출토된 벽돌의 부조에서 영감을 받았다. 험상궂은 얼굴이라 남성으로 여기기 쉽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여성의 가슴을 지녀 징악과 풍요를 상징한다. 언뜻 공격적으로 보이나 부드러운 날개 밑에 섬세한 손가락을 감추고 있다. 신라도깨비는 남원 실상사 백장암의 삼층석탑 탑신에 희미하게 남은 문양을 따왔다. 머리에 두개의 뿔을 지녔고, 이마 한가운데 제3의 눈인 백호가 있어 신령스럽다. 제례에 쓰이는 방울 세개로 목걸이를 하고 양손에 도끼와 지팡이를 들어 비범한 존재임을 보여준다.

전시 개막 때는 조유빈(8·곡성초등1)양 등 어린이 3명이 ‘도깨비 마을’과 ‘도깨비 딸기’ 등 동요를 부르며 도깨비 친구들의 출현을 반겼다.

김씨는 “도깨비를 허접스럽게 여기는 풍토는 마치 고려청자를 개밥그릇 취급하는 꼴”이라며 “2010년까지 최고의 문화자원인 도깨비의 뿌리를 복원해 섬진강 주변에 도깨비공원을 조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큐레이터 조희주씨도 “도깨비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진짜 도깨비를 아는 사람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어린이들이 많이 와서 나름대로 흠도 잡고 알록달록한 꿈도 키웠으면 한다”고 초대했다.

김씨는 2001년부터 전남 곡성군에 섬진강 도깨비마을(dokaebi.co.kr)을 열고 촌장을 맡아왔다. 광주전남작가회의 어린이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동화 <도깨비살>(푸른책들), <숨쉬는 책, 무익조>(문학동네)를 썼고, 창작동요 음반 <도깨비살>을 냈다. 조각전으로 웃는 도깨비전, 도깨비마을전, 물불흙쇠전을 열기도 했다.(062)523-0912.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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