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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친일사전 인물 기념사업 ‘가시방석’

등록 2008-05-02 18:27

진주 출신의 인기가수였던 남인수가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됨으로써 남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를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지난해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남인수가요제 모습.         진주시청 제공
진주 출신의 인기가수였던 남인수가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됨으로써 남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를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지난해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남인수가요제 모습. 진주시청 제공
운영·추진 지자체들 명단공개 뒤 곤혹
시민단체 “정부차원 추진은 곤란” 주장
오는 8월 발간 예정인 <친일인명사전>의 명단이 공개됨에 따라, 이곳에 이름에 오른 친일인사들을 기리는 각종 행사와 시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애초 이들을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상품으로 키우려던 지방정부들은 친일인사 선정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경남 진주시는 1999년부터 해방 전후 조선 최고의 인기가수로 이 곳 출신인 남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를 열고 있다. 남인수(본명 강문수)는 ‘애수의 소야곡’ ‘청춘 야곡’ ‘감격시대’ ‘불어라 쌍고동’ ‘황성 옛터’ ‘가거라 삼팔선’ ‘이별의 부산정거장’ ‘무너진 사랑탑’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 ‘가요황제’라고 불린다. 남인수는 친일가요를 부르는 등의 행위로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됐다.

친일청산 시민행동연대 김영만 위원장은 2일 “오는 8월에 최종 확정되지만 몇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이기 때문에 이 사전에 수록될 것으로 예고된 사람이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른 사람을 기념하기 위해 예산이 투입되는 일은 막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진주시 문화예술쪽 담당자는 “오는 8월 친일인명사전 수록자 명단이 확정되는 것을 보고 남인수가요제의 이름 문제를 결정하기로 이미 지역에서 합의돼 있다”고 말했다. 2006년 가을에는 이 가요제의 명칭이 부적절하다며 한 시민단체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남인수와 마찬가지로 친일행적이 드러난 대중음악인들의 이름을 딴 경북 성주군의 백년설가요제는 2005년부터, 경남 마산시의 반야월가요제는 2007년 이후 잠정중단된 상태이다.

경기 화성시는 지난 2005년부터 180억원을 들여 작곡가 홍난파의 생가터에 홍난파자료관과 야외음악당, 공원 등을 갖춘 ‘고향의 봄 꽃동산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또한 비판을 받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경기남부지부 이호헌 지부장은 “친일 예술인 기념관 건립을 전면 중단하지 않으면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저지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군은 지난 2001년 10억5천만원을 들여 시인 서정주를 기리는 미당시문학관을 세워 현재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서정주가 대표적 친일 시인으로 꼽히고 있어 기념관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김영만 위원장은 “친일·반민족 행위를 한 사람의 긍정적인 업적도 이들의 인생에서 함께 인정받아야 한다”며 “다만 이들의 기념행사나 기념관을 가족이나 지인들이 아닌 중앙·지방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는 오는 8월 발간되는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될 ‘친일·반민족 행위자’ 4776명의 이름을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최상원 기자, 전국종합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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