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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 풍경] 생오지 마을에 푸짐한 ‘시와 소리 잔치’

등록 2008-05-08 19:05

소설가 문순태(68·사진·전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
소설가 문순태(68·사진·전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
작가 문순태가 여는 담양 용연마을 문화난장
51년만의 귀향 뒤 2년째 마련
주민·문학인 참여 내일 열려
“고향분들 문화기회 주고파”

전남 담양군 남면 만월리 용연마을 이장 김명성(49)씨는 요즘 걱정이 생겼다. 10일 마을에서 열리는 문화행사에서 시 낭송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2006년 8월 귀향한 소설가 문순태(68·사진·전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씨가 창작 공간 ‘생오지’에서 여는 문화 난장이다. 김씨는 “농사짓고 살면서 언제 시를 읽었겠느냐”며 “그렇잖아도 교수님 뵙고 혹 행사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씀드렸다”며 웃었다. 김씨는 문씨의 시 <생오지 가는 길>을 낭송한다. 딸기 모종 재배에 눈코뜰 새 없이 바쁜 김씨는 8일 “오늘 저녁엔 아내와 두 아이 앞에서 마음먹고 연습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진짜 골짜기라는 뜻의 생오지는 이 마을의 본디 이름이다. 15가구에 40여 명이 사는 이 마을은 휴대전화도 잘 안터지는 오지다. 아랫마을 구산리가 고향인 문씨는 퇴임한 뒤 서실을 꾸려 생오지라는 간판을 달았다. 2772㎡(840평)에 건평 198㎡(60평) 규모의 생오지 안엔 7천여 권의 책이 빼곡하지만, 60여 명이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 1955년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2살 때 떠났던 문씨에게 고향 마을은 창작의 자양분이었다. 7권까지 출간된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을 마무리하기 위해 집필에 열중하고 있는 문씨는 “고향 분들이 문화 예술을 향유할 기회가 없는 것이 아쉬워 1년에 한번씩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두번째인 ‘문학과 국악 한마당 축제’는 오후 4시 꽃길 산책으로 시작된다. 생오지 인근 66000㎡(2만평)의 철쭉 꽃밭이 아름답다. 오후 5시부터 열리는 문학행사는 고재종·국효문·박성애씨 등 담양 출신 시인들이 자작시를 읊는다. 배경 음악은 우리 음악으로 깔린다. 특히 이 자리엔 원로 수필가 송규호(88)씨가 ‘나의 문학 나의 제자들’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문씨의 고교 문학반 지도 교사였던 송씨는 이이화·임보·한창기·박석무·조태일·이성부·민용태 등 20여 명의 제자들을 문학으로 이끌었던 스승이다.

국악잔치는 생오지 잔디밭 마당에서 펼쳐진다. 김형석의 대금연주로 판을 열면, 기세규·고현미씨가 이명식 고수의 북 장단에 맞춰 적벽가와 심청가 중 한 대목을 들려준다. 또 김은숙·이정하씨가 가야금 병창을 선보이고, 김해진씨의 한량춤이 이어진다. 이날 잔치엔 최고령 최연순(85) 할머니 등 마을 주민들이 자리를 함께 해 추임새를 넣으며 흥을 돋운다. 지난해 첫 행사 때 소리 한 대목을 구성지게 불러 국악인들로부터 “아따, 대단하시다”는 찬사를 받았던 김정현(63)씨가 이번에도 만만치 않은 소리 내공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061)381-2402,2405.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전라도닷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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