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의 새 상징물로 ‘해치’를 13일 발표했다. 해치는 선악을 구별하고 정의를 지키는 상상 속의 동물인 ‘해태’의 원래 이름이다. 하지만 해치의 의미나 이미지가 서울시와 잘 맞지 않는데다, 서울의 상징물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공감 없는 서울 상징물 서울시는 지난 1일 서울시 의회 보고에서 5월 학술 검토와 6~10월 시민 공청회, 자문위원회를 거쳐 올해 연말까지 서울 상징물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민 의견을 들을 겨를도 없이 이날 서울의 상징물로 ‘해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해치는 현재 검찰의 상징으로도 쓰이고 있다.
권영걸 서울시 디자인서울 총괄본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그 과정에서 시민·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오는 10월까지는 해치상의 설치 장소 등에 대해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약 7개월의 연구 동안 시민 여론 수렴은 공청회 한번과 시민 500, 외국인 5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가 다였다. 회사원 최서영(24·여)씨는 “이름조차 생소한 해치가 서울을 상징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넘쳐나는 서울 상징물 오세훈 시장은 “해치는 다양한 표정, 몸짓, 이미지 형성이 가능해 상징력과 활용력이 뛰어나다”며 “내년 완공되는 광화문 광장에 해치상을 복원하고, 다른 곳에서 추가로 해치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서울시에는 상징물이 넘쳐나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캐릭터로 호랑이를 형상화한 ‘왕범이’를, 슬로건으로 ‘하이 서울’ ‘소울 오브 아시아’ ‘창의시정’ 등을 사용하고 있다. 한 단계 아래 브랜드로는 ‘서울숲’ ‘아리수’ ‘서울사랑’ 등도 있다. 그러나 이 상징물 가운데 대부분은 서울시민들에게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
사단법인 문화우리 이중재 사무국장은 “해치 이전에 있던 ‘왕범이’라는 캐릭터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며 “상징물이 시장 치적으로 여겨지는 면이 있는데, 해치 역시 왕범이처럼 시장 임기에 따라 비슷한 운명을 걸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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