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용 면세유 200ℓ 1드럼 값
어선용 지난해보다 74% 올라 어업 포기 잇달아
연안어선 구조조정 입찰에 저가 응찰 몰려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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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24년 동안 조업해온 어민 최기산(60)씨는 최근 고기잡이를 아예 포기했다. 그는 지난 9일 정부에서 연안어족의 보호를 위해 시행하는 10t급 이하 어선 감축 입찰에 참여했다. 2004년 2300만원에 구입한 10t급 자망 어선은 어업 허가권을 포기하는 조건과 묶여 정부 고시금액(4천만원)의 48.65%인 1900만원에 낙찰됐다. 최씨는 “면세유 경유값과 인건비가 올라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며 “어선으로 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왔는데 이제 무엇을 해 먹고 살아야 할지 답답하고 착잡하다”고 말했다.
경유값이 폭등하면서 어민들이 어업을 포기하거나 고기잡이를 중단하고 있다.
27일 목포 수협의 어업용 면세유 경유 값은 200ℓ 한 드럼이 17만386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9800원보다 74%나 올랐다. 목포 수협 관계자는 “올 들어 달마다 면세유값이 1만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연근해에서 10t 이하의 어선으로 우럭·농어·병어·장어 등을 잡아 생계를 꾸려온 어민들은 “경유값 때문에 바다에 나가도 인건비조차 건질 수 없다”며 어업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신안군이 최근 마련한 10t급 이하 연안어선 구조조정 입찰엔 감척 대상이 66척에 불과한데도 선주 177명이 몰려 2.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입찰은 과열 경쟁 양상을 보여 지난해 경쟁률 1.66대 1을 넘어섰다. 더 큰 문제는 어민들이 연안어선 구조조정 사업에 정부 고시금액의 20~50%인 저가로 입찰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신안군 박치혁 어업지도담당은 “올해는 경유값 때문인지 고시금액보다 50% 이하의 금액을 써서라도 어선을 내놓으려는 어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남의 10t급 어선 감축 실태는 △2005년 186척(896억) △2006년 412척(1743억) △2007년 767척(2849억) 등이다. 올해 감축 예상 어선 수는 478척(2390억원)이지만, 어민들이 저가로 입찰하면 감축 어선 수가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남해안 근해에서 조업을 해온 중형급 어선 어민들도 한숨을 쉬기는 마찬가지다. 목포 안강망 어선 52척 가운데 20% 가량인 10여 척의 어선들은 경유값·인건비 폭등으로 조업을 쉬고 있다. 10여년 동안 서남해안 일대에서 안강망으로 병어·홍어 등을 잡아온 85t급 ‘제2세봉호’ 선주 최민석(52·전남 목포시 산정동)씨는 “한참 흑산도 인근에서 병어를 잡을 때인데 두 달째 바다에 나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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