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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한기대 총장조차 물갈이하나”

등록 2008-06-05 20:26

정부 압박에 이달말 사퇴…교수협, 청와대에 항의서한 반발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수장 물갈이 대상에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이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대학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권 교체로 대학 총장이 바뀌는 것은 사상초유의 일이다.

한국기술교육대(kut.ac.kr)는 5일 “정병석 총장이 임기를 2년여 앞두고 이달 말 사퇴한다”며 “지난달 27일 노동부 홈페이지 등에 총장 초빙공고가 게시됐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지난달 중순 사표가 수리됐으며, 정부가 공기업 수장 물갈이에 나선 지난 3월께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 교수들은 “정 총장은 행정고시를 거쳐 노동부에서 30년을 근무한 관료 출신”이라며 “ ‘전 정권 정무직 출신은 교체한다’는 물갈이 기준에 정 총장의 노동부 차관 경력이 걸려 사표가 수리된 걸로 알고 있다”고 황당해 했다.

한 교수는 “학교 특성을 잘 알고 학생·교직원의 절대 신임을 받는 대학총장을 강압적으로 바꾸는 게 새 정부의 쇄신정책이냐”며 “학교 구성원들이 반발하자 노동부에서 ‘학교에 좋을 게 없다. 피해가 있을 수도 있다’며 회유했다”고 전했다.

교수협의회는 청와대 등에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총장 사퇴 저지에 나섰으나, 정 총장은 “정부 방침이니 따라야 한다. 혼자 떠나면 되는 일인데 학교와 학생들에게 누를 끼칠 수 없다”며 만류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이날 저녁 7시 총장과 간담회를 열어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글과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 학생은 “늘 학생 편에 섰던 아버지 같은 총장님이 사퇴하신다니 말도 안 된다”며 “모두 분노하지만 나라가 세운 학교라서 폐교나 사립화에 대한 걱정이 앞서 아무 행동도 못하는 게 괴롭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 있는 이 대학은 92년 노동부가 직업훈련교사 양성을 위해 세웠으며 현재는 실천공학기술자 및 인적자원개발 전문가를 배출하는 4년제 특성화대학으로 성장해 11년째 졸업생 100% 취업 실적을 이어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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