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프랑스 세브르도자기전과 이종수 도자기전이 열리고 있는 대전 시립미술관을 찾은 청소년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왼쪽 사진) 고암 이응노 도자전이 열리고 있는 이응노미술관은 고암의 문자추상과 서양의 기둥, 한국 처마를 따 지어졌다. 대전시 제공
대전시립·이응노미술관 처마끝 나란히
도자기전·문화 교육 통해 시민곁 ‘성큼’
도자기전·문화 교육 통해 시민곁 ‘성큼’
“어? 미술관이 두 개나 있네!”
대전시 서구 만년동 갑천변은 대전 문화예술의 센터다.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 평송청소년수련원, 천연기념물센터가 나란히 들어서 있다. 특히 대전 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은 거의 처마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 있다.
대전 시립미술관은 규모가 크다. 특히 갓을 쓴 듯한 지붕 조형물은 미술관을 더 무겁게 보이게 만든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건축면적이 8407㎡다. 건물 앞 분수의 파란 산뜻함과 흰 물줄기의 자유로움도 예각이 돋보이는 미술관의 부담스런 위용을 덜어내지 못한다.
시립미술관은 대전의 둔산 신시가 개발이 마무리되던 1998년 토지공사가 지어 대전시민에게 기증했다. 전시실은 6m 높이로 대형 작품들을 전시하는 데 부족함이 없지만 외형은 투박하고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적인 냄새가 난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1층 학예실 통로는 액자처럼 설계돼 있어 미술관을 찾는 이들이 ‘하늘’을 작품처럼 감상하려 찾는 명소이다.
그 오른쪽으로 한국 소나무가 지붕 위로 고개를 내민 다소곳한 건물이 이응노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이며, 전시공간은 시립미술관의 1/15에 불과한 540㎡이다. 그러나 이 미술관은 프랑스 건축가 로랑 보두앵이 미술관 외관이 미술관의 성격이나 작품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건물을 설계했다. 이른바 ‘뮤제오그라피’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고암 이응노의 문자추상의 아이디어를 미술관 외형에 적용했고, 지붕 아래에는 서양의 신전기둥과 한국의 처마를 형상화하기도 했다. 동서양의 예술감각을 녹여낸 고암의 예술세계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 미술관의 내부 구조도 문자를 해체하고 조합시킨 이응노의 평면적 문자추상을 입체적으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이 미술관의 유리벽 밖으로는 대나무와 소나무가 서 있고, 전시·관람 동선에 맞춰 냇물 같은 연못이 건물 앞쪽을 따라 흘러 전시 공간과 고향집 앞마당 같은 건물 밖의 자연도 잘 어울린다.
이응노미술관은 대전 시립미술관 소속이다. 지난해 5월 개관했으니 98년 문을 연 시립미술관이 손위 격이다. 그러나 미술관의 규모가 아니라, 미술관의 격조에서는 이응노미술관이 한수 위라는 평가가 많다. 정황래 목원대 미대 교수는 “전국 어디에서도 이렇게 두 미술관이 나란히 서 있는 곳은 찾기 어렵다”며 “대전의 두 미술관은 생김새나 규모, 성격이 모두 다르면서도 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두 미술관은 올 8월까지 세브르도자기전과 이종수-겨울열매전, 고암의 도자조각전 등 세 개의 도자기 전시회를 함께 열고 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미술관 대 미술관
현재 두 미술관은 올 8월까지 세브르도자기전과 이종수-겨울열매전, 고암의 도자조각전 등 세 개의 도자기 전시회를 함께 열고 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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