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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한집에 200만원” 수정리 공장유치 ‘금권투표’

등록 2008-06-26 23:07

찬성주민모임, STX가 낸 마을발전기금 뿌려
투표서 91% 찬성…반대 주민은 대부분 불참
마산 수정만매립지에 에스티엑스(STX) 조선기자재공장 유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시행됐던 주민투표가 금권 시비에 휘말렸다.

공장 유치 찬성 주민 모임인 ‘수정뉴타운추진위원회’는 투표 전날인 지난달 29일 밤 수정마을 주민들에게 ‘투표에 참석한 찬성주민에 한하여 세대당 2백만원 추가 혜택이 보장됩니다’라는 휴대폰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실제 지난 12일부터 주민들에게 가구마다 200만원씩 나눠주고 있으며, 돈을 받으러 오지 않는 주민에게는 ‘돈을 받아가지 않으면 수정뉴타운추진위 운영기금으로 귀속시킬 것’이라는 내용의 등기우편을 보냈다.

26일 현재 전체 513가구 가운데 340여 가구가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뉴타운추진위가 나눠주고 있는 돈은 에스티엑스가 마을발전기금 명목으로 낸 40억원에서 나온 것이다.

뉴타운추진위 관계자는 “논의 끝에 마을발전기금을 주민들에게 고루 나눠주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200만원씩을 우선 지급하고 있다”며 “투표 전날 주민들에게 휴대폰 문자를 보낸 것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을 뿐 찬성표를 찍어야 돈을 준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에스티엑스로부터 10억원을 더 받기로 하고 마을발전기금을 사용했기 때문에 애초 받은 40억원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셈”이라며 “앞바다를 매립해 마을을 원천적으로 망칠 때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던 종교단체들이 뒤늦게 끼어들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장 유치 반대 주민 모임인 ‘수정마을 에스티엑스 주민대책위원회’ 박석곤 위원장은 “사조직인 뉴타운추진위가 찬성투표를 내세워 마을발전기금을 주민들에게 임의로 나눠주는 것은 문제”라며 “돈 때문에 마을이 갈갈이 찢어지는 비극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에스티엑스 쪽도 “뉴타운추진위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돈의 사용처를 주민들에게 일임했기 때문에 우리가 문제삼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수정마을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실시한 공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에서, 전체 주민 1150명의 49.6%(570명)가 투표해 91.2%(520명)가 찬성했다. 마산시와 에스티엑스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만매립지에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으며, 당시 공장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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