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한달도 안걸려…관련단체 조사 등에만 의존
경남 하동군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차나무를 재배한 곳으로 ‘인증’받게 됐다.
하지만 하동군 스스로 인증기관에 돈을 내고 조사를 맡겨 받는 인증서라 경남 김해시와 전남 구례군 등과 몇년째 벌이고 있는 ‘차시배지 논란’을 끝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록원과 하동군은 1일 하동차문화센터에서 하동군에 대한 차 시배지 인증서와 경남도기념물 제264호로 지정되어 있는 하동군 정금리 도심다원의 차나무에 대한 가장 오래된 녹차나무 인증서 전달식을 연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한국기록원은 차 시배지 인증은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신라본기를, 가장 오래된 차나무 인증은 한국차학회, 한국차문화연구회, 한국양명학회의 실측자료를 근거로 삼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기록원의 인증 근거물은 아직 명확한 결론을 짓지 못한 ‘차 시배지 논란’ 과정에서 이미 나온 자료의 범위를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증을 맡긴 하동군이 제출한 자료를 대부분 인용했기 때문이다.
정점용 하동군 녹차산업계장은 “지난 5월30일 한국기록원을 방문해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검증을 의뢰했다”며 “지난달 23일 930여만원을 주고 등록합의서를 체결했으며, 현장 확인은 지난달 27일 한 차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합의금은 인증수수료(건당 97만원), 심사위원 출장비, 심사비, 미디어홍보비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인증을 위한 조사에 한 달도 걸리지 않았으며, 그나마 조사 비용도 조사 자체에 집중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덕은 한국기록원장은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는 학술용역이 필요한데, 하동군이 비용 문제 때문에 거절해 관련 단체의 기존 조사 결과와 언론 보도내용 등을 주로 사용했다”며 “따라서 하동군에 전달할 인증서는 ‘확정’이 아닌 ‘추정’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새로운 자료가 발견되면 인증서 내용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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