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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 여론몰이

등록 2008-07-16 18:14

공무원 부인들 대상 설명회…반상회도 추진
지역매체엔 찬성광고…시민단체 “독단행정”
내국인 영리법인 병원의 허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사무관급 이상 공무원 부인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는가 하면 ‘영리병원 반상회’를 계획하는 등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지역 각종 단체들도 지역지에 영리법인을 적극 찬성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은 “제주도의 이런 독단적인 행정 행태가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는 15~16일 이틀 동안 도·시 사무관급 이상 공무원 부인들을 대상으로 ‘간부 공직자 가족 도정 설명회’라는 제목으로 내국인 영리법인 병원 홍보에 나섰다.

김태환 지사는 공무원 부인들을 대상으로 제주도 인력개발원에서 열린 도정 설명회에서 “영리병원은 자기가 돈을 벌어 장비를 사고, 다른 곳에 투자할 수도 있다”며 “병원이 천사냐. 이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제주도 내 19개 병원 가운데 8개가 영리병원으로 40%에 불과하지만 전국적으로는 50%가 넘는 숫자가 영리병원”이라며 “반대하는 분들의 얘기도 듣겠지만, 이분들은 영리병원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설명회에는 15일의 경우 대상자 134명 가운데 123명이 참석했으며, 강당 입구에 ‘간부공직자 가족설명회 참석 등록부’를 놓고 소속과 직책, 남편 이름과 부인 이름, 서명을 남기게 했다. 불참 공직자 부인에게는 불참 이유를 받기도 했다.

김 지사는 16일 오전 김용하 도의회 의장이 참석한 기자회견을 열어 “영리법인 병원은 제주 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며,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를 유치하는 데 꼭 필요한 제도”라며 “오는 27일까지 여론조사를 끝내 과반수가 찬성하지 않으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7일에는 국내 영리법인 병원의 이해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공무원들의 ‘1인 1반상회 참석’을 독려하는 등 제주 전 지역에서 임시반상회를 열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의료민영화 및 국내 영리병원 저지 제주대책위는 16일 “기존의 개인 병·의원을 영리병원으로 정의하고 분류하는 곳은 세계적으로 없다”며 “김 지사의 말대로 우리나라 병·의원의 50% 이상이 영리병원이라면 제주도가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면서 추진하는 이유는 뭐냐”고 따졌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도 “제주도가 특정 시책과 관련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겠다’면서도 과거처럼 공무원 부인들을 동원하고, 임시반상회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밀어붙여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많으면 도민의 여론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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