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대 고문부터 10대 인턴까지 광주국제교류센터를 이끌어가는 가족들. 이수현 인턴기자
‘외국인 사랑방’ 광주 교류센터
영어강사·유학생 주로 찾아…답사 등 문화공유 기회 제공
이용자들 잡지 발행 의견 교류…“지역사회 소속감 생겨” “무등산 가다 길을 잃었는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타국에서 외국인들은 사소한 문제에도 당황한다. 이런 외국인들이 무엇이든 마음 편히 물어볼 수 있는 곳인 광주국제교류센터(이하 교류센터). 광주에 사는 외국인들의 사랑방이다. 22일 찾아간 광주시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5층. 교류센터 복도에 들어서면 해수욕장에서 밝게 웃는 외국인 사진이며,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는 활동 소식들로 양 벽면이 환하다. 그리고 새어나오는 웃음소리. 교류센터에는 자원활동가와 대학생 인턴, 간사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은 영어 강사, 유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낯선 땅에서 정붙일 곳을 찾아온 이들을 위해 교류센터는 한국어 교실, 문화답사, 토요특강 등의 프로그램으로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나리(25) 문화답사 담당 간사는 “언어·교통의 불편으로 관광지에 접근하기 어려운 외국인들을 위해 답사를 떠나는데 한국의 멋과 문화에 관심이 많아 만족도가 높다”고 귀띔했다. 외국인들은 어디서나 만나는 ‘뽕짝’에도 ‘코리안 스타일’이라며 흥겨워하고, 무릎 꿇는 게 익숙지 않아 힘들어도 산사체험에 열중한단다. 함께 여행하고 생각을 나누며 정붙인 외국인들은 그 인연으로 교류센터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됐다. 대표적인 것이 2001년 시작된 영문 월간지 <광주뉴스> 발행이다. 12쪽 흑백이었던 잡지가 원고료 같은 보상 없이 순수 자원 활동으로 8년이 지나면서 매달 32쪽 컬러로 3천부 이상 찍어내는 어엿한 잡지로 자리 잡았다. <광주뉴스>에는 정보보다 생각이 오간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촛불시위는 뜨거운 쟁점이다. 효순·미선 사건 때의 촛불시위와 오늘의 촛불시위를 비교하고 반미감정에 대해 미국인으로서 느끼는 의견을 쓰기도 한다. 이런 <광주뉴스>를 향해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 최고의 영문잡지로 손색이 없다”며 치켜세우기도 한다. 김민수(30) <광주뉴스> 담당 간사는 “외국인들이 한국 이슈에 관심이 많아 최근에 터진 독도, 금강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기사를 쓰고 싶어 한다”며 “기사를 쓰면서 사람들도 만나고 자기 목소리도 내고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대한 소속감이 생겨 참여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외국인이 한국을 떠나면서 기증한 책 30여권으로 시작된 영문도서실의 장서가 어느덧 1700여권으로 늘어나 한쪽 벽면을 빼곡히 채운 모습은 이 공간에 대한 외국인들의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그대로 보여준다. 자원활동을 거쳐 인턴으로 일하는 카리나 프라난토(28)씨는 “교류센터에 오면 다들 잘 해주고 가족 같은 분위기라 편안하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이수현 인턴기자 okahn@hani.co.kr
이용자들 잡지 발행 의견 교류…“지역사회 소속감 생겨” “무등산 가다 길을 잃었는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타국에서 외국인들은 사소한 문제에도 당황한다. 이런 외국인들이 무엇이든 마음 편히 물어볼 수 있는 곳인 광주국제교류센터(이하 교류센터). 광주에 사는 외국인들의 사랑방이다. 22일 찾아간 광주시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5층. 교류센터 복도에 들어서면 해수욕장에서 밝게 웃는 외국인 사진이며,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는 활동 소식들로 양 벽면이 환하다. 그리고 새어나오는 웃음소리. 교류센터에는 자원활동가와 대학생 인턴, 간사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은 영어 강사, 유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낯선 땅에서 정붙일 곳을 찾아온 이들을 위해 교류센터는 한국어 교실, 문화답사, 토요특강 등의 프로그램으로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나리(25) 문화답사 담당 간사는 “언어·교통의 불편으로 관광지에 접근하기 어려운 외국인들을 위해 답사를 떠나는데 한국의 멋과 문화에 관심이 많아 만족도가 높다”고 귀띔했다. 외국인들은 어디서나 만나는 ‘뽕짝’에도 ‘코리안 스타일’이라며 흥겨워하고, 무릎 꿇는 게 익숙지 않아 힘들어도 산사체험에 열중한단다. 함께 여행하고 생각을 나누며 정붙인 외국인들은 그 인연으로 교류센터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됐다. 대표적인 것이 2001년 시작된 영문 월간지 <광주뉴스> 발행이다. 12쪽 흑백이었던 잡지가 원고료 같은 보상 없이 순수 자원 활동으로 8년이 지나면서 매달 32쪽 컬러로 3천부 이상 찍어내는 어엿한 잡지로 자리 잡았다. <광주뉴스>에는 정보보다 생각이 오간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촛불시위는 뜨거운 쟁점이다. 효순·미선 사건 때의 촛불시위와 오늘의 촛불시위를 비교하고 반미감정에 대해 미국인으로서 느끼는 의견을 쓰기도 한다. 이런 <광주뉴스>를 향해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 최고의 영문잡지로 손색이 없다”며 치켜세우기도 한다. 김민수(30) <광주뉴스> 담당 간사는 “외국인들이 한국 이슈에 관심이 많아 최근에 터진 독도, 금강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기사를 쓰고 싶어 한다”며 “기사를 쓰면서 사람들도 만나고 자기 목소리도 내고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대한 소속감이 생겨 참여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외국인이 한국을 떠나면서 기증한 책 30여권으로 시작된 영문도서실의 장서가 어느덧 1700여권으로 늘어나 한쪽 벽면을 빼곡히 채운 모습은 이 공간에 대한 외국인들의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그대로 보여준다. 자원활동을 거쳐 인턴으로 일하는 카리나 프라난토(28)씨는 “교류센터에 오면 다들 잘 해주고 가족 같은 분위기라 편안하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이수현 인턴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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