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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식을 줄 모르는 ‘녹차 원조’ 논란

등록 2008-07-25 18:30

지난 1일 경남 하동군은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녹차 시배지(첫 재배지)로 인증받았다. 하동군은 이미 지리산 쌍계사 입구 차밭을 차 시배지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사진 왼쪽) 경남도기념물 제264호로 지정돼 있는 경남 하동군 정금리 도심다원의 ‘천년 차나무’.(오른쪽)  하동군 제공
지난 1일 경남 하동군은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녹차 시배지(첫 재배지)로 인증받았다. 하동군은 이미 지리산 쌍계사 입구 차밭을 차 시배지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사진 왼쪽) 경남도기념물 제264호로 지정돼 있는 경남 하동군 정금리 도심다원의 ‘천년 차나무’.(오른쪽) 하동군 제공
기록원, 하동 차시배지·가장 오래된 차나무 인증
차학회·차문화연구회 “정확한 근거 없어” 반발
한국의 대표적 전통 음료인 녹차가 원조 논란에 휩싸였다.

경남 하동군과 김해시, 전남 구례군 등은 이미 몇 년째 자신들이 한국 녹차의 시배지(첫 재배지)라고 주장하며 결론 없는 논쟁을 벌였다. 최근 새롭게 불거진 논란은 하동군 한 곳만을 도마에 올려 원조가 맞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해묵은 논쟁이 깔끔히 정리될지, 한동안 잠잠했던 불씨를 들쑤실지 관심을 모은다.

이번 논쟁은 하동군이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인증서를 받은 데서 비롯됐다. 한국기록원은 지난 1일 차 시배지 인증서와 함께 하동군 정금리 도심다원의 이른바 ‘천년 차나무’에 ‘가장 오래된 녹차나무’ 인증서를 하동군에 전달했다. 차 시배지 인증은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신라본기를, 가장 오래된 차나무 인증은 한국차학회, 한국차문화연구회, 한국양명학회의 자료를 근거로 삼았다고 한국기록원은 밝혔다.

그러나 박용구(경북대 임학과 교수) 한국차학회 명예회장은 “한국차학회는 차 시배지와 가장 오래된 차나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밝힌 일이 없다”고 한국기록원의 인증서 발급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문제의 차나무를 조사해보니 나이는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키는 4.2m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야생 차나무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런데 언제부턴가 가장 큰(最高) 나무가 가장 오래된(最古) 나무로 둔갑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차 시배지에 대해서도 “오랜 논란거리”라며 “아직 의문을 가진 학자들이 많고, 확정할 만한 정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하동군을 우리나라 차 시배지로 인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형석 한국차문화연구회 명예회장도 잘못된 인증을 수정하라고 한국기록원에 이의서를 보냈다. 그는 이의서에서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2003년 5월9일 도심다원의 차나무를 우리나라에 가장 큰 차나무라고 밝힌 표지석을 세웠다”며 “한국기록원은 이 차나무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나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내 차나무 시배지에 대해서도 48년 가야 허황옥 유래설(김해), 199년 가야 거등왕 제례설(김해), 828년 <삼국사기>의 대렴 유래설(하동·구례)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동군을 차나무 시배지로 인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하동녹차발전협의회 등 하동차 관련 단체들은 “이형석 회장 등이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천년 차나무 표지석 안내판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크고 오래된 차나무는 경남 하동군 화개면 정금리 도심마을의 높이 415cm 수령 500~1천년인 이 차나무로 밝혀졌다’고 적은 것이 한국차문화연구회이고, 제막식 당시 ‘박용구 회장 등의 의견을 수렴해 확정했다’고 경과보고를 한 사람이 이형석 회장”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삼국사기>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고문헌을 볼 때 신라 흥덕왕 때 대렴이 진주목 화개부곡에 최초로 차씨를 심은 것이 분명하다”며 “앞으로 이보다 연대가 빠르고, 공신력이 더 높은 문헌이나 기록이 발견되지 않는 한 하동군이 차 시배지임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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