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국가가 10만원씩 배상” 판결
금지된 집회라 하더라도, 집회 참가를 원천적으로 막는 경찰 조처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라는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법 민사8단독 이미정 판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등을 위한 집회에 참가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참가하지 못해 피해를 봤다며,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대표 등 88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경찰의 집회 금지 처분이 적법했다 하더라도, 원고들의 상경행위만으로 범죄행위가 ‘목전’에서 일어나려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들은 폭력시위를 벌일 것을 암시하거나 위험한 물건을 갖고 있지 않아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판사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같은 우리 사회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다양한 정치적 의사 표현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은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며 “경찰의 상경차단 조처는 경찰관직무집행법의 경찰권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원고들은 지난해 11월1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비정규직 철폐, 반전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날 아침 6시 경남 양산시와 함안·의령군 등 세 곳에서 전세버스에 타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막는 바람에 집회에 참가하지 못하자 소송을 제기했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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